[논단]집·주식 값이 거품인지 아닌지 지표는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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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 금리 인상을 발표하면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금의 집값과 주식값이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높다면 얼마나 높은 수준일까. KB 전국주택 종합매매가격지수를 보면 2년 전보다는 20%가, 1년 전보다는 5%가 올랐다. 거품은 20%일까, 아니면 5%일까. 최고점보다 25%가 빠진 코스피는 얼마나 더 떨어져야 할까. 거품을 판단하는 일차적인 기준은 수익성이다. 주식이라면 채권 금리와 배당률을 비교하는 식이다. 부동산도 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UBS)의 ‘글로벌 부동산 거품지수(Global Real Estate Bubble Index)’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월세 대비 부동산 가격(Price To Rent)이다. 하지만 현재의 수익성만을 중요하게 보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 Price Income Rate)은 구매력을 본다. 해당 국가나 도시의 중간 주택가격에 대한 가구의 연 소득 비율을 계산한다. 보통 6년 동안 소득을 저축하면 중간 가격의 주택은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표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라는 것도 있다. 중위소득 가구가 대출을 받아 중간 가격의 주택을 살 때의 상환 부담을 계산한다. 구매력에 금리의 변동이 반영된다. 현재 서울은 소득의 50% 이상을 대출상환에 써야 하는데 적정한 부담은 소득의 약 25%다.

주식시장의 거품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경제학자 제임스 토빈의 이름에서 나온 ‘토빈의 q’다. 기업의 시장가치를 자산가치로 나눈 비율이다. 지난 110년간의 평균치는 0.7이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인 주가수익비율(PER)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주식시장 평가 모델도 이 지표를 이용한 가치평가모델(FVM)이다. 증시의 12개월 선행이익수익률(1/PER)을 10년물 국채수익률과 비교한다. 주가수익비율을 기반으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창안한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도 있다. 물가를 반영한 S&P 500지수를 주당순이익의 10년 평균값으로 나눈다. 지난 20년간의 평균치는 25.9, 지금은 30.1이다. 누구나 쉽게 계산할 수 있는 지표로는 투자자 워런 버핏의 이름을 딴 버핏 가치 평가 지수(Buffett Valuation Indicator)가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비율을 의미한다. 100%를 넘으면 거품이 낀 것으로 평가한다. CNN이 만든 공포와 탐욕 지수(Fear&Greed Index)라 국채와 비교한 주가수익률의 차이 등 7개의 지표를 종합한다. 현재 중립으로 내려와 있다.


지표는 많지만 아쉽게도 이 가운데 어떤 것도 정답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15배까지 올랐던 우리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은 지금 10배 밑으로 내려왔다. 코스피의 버핏 지수도 100% 아래다. 그렇다고 이제 주식시장이 오르는 일만 남았다고 할 수는 없다. 서울 아파트의 PIR은 17년이 넘지만 그러니까 곧 값이 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거품은 기억력이 나쁘다. 지표와 상관없이 기록을 바꾸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터진다. 여전히 우리는 거품의 크기도 거품이 터질 정확한 때도 잘 모른다. 당연히 이창용 총재도 모른다. 그저 과거의 평균치와 비교해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혹시라도 뭔가 그럴듯한 얘기가 있을까 해서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독자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런 걸 알 수 있는 확실한 방법 같은 건 없다. 우리가 아는 건 거품이 있다는 것, 그리고 거품의 크기는 정작 터지고 난 뒤에나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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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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