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내년 방위비 예산, 6조엔 넘을듯…"역대 최대"
GDP 1%규모 역대 최대
주변국 안보 위기에 방위력 강화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일본의 내년도 방위비가 6조엔(약 63조원) 중반대까지 확대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과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 고조 등의 안보 위기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미사일 방어체계 중심으로 방위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31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2023년 회계연도 방위비로 전년 예산 대비 3.6% 증가한 5조5947억엔을 요구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집행한 방위비 가운데 역대 최대 예산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를 차지하는 규모다. 그간 일본정부는 방위비를 GDP 대비 1% 이내로 억제한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니혼게이자이는 예산 요구안에 필요 금액을 명시하지 않은 ‘사항요구’ 항목이 160여 가지 포함돼있어 실제 최종 예산은 6조엔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사항요구는 예산 집행이 도래할 시점에서야 경비 추산이 가능한 항목들을 일컫는다.
방위성에 따르면 사항요구는 크게 ▲ ‘스탠드오프’ (적의 위협 범위 밖에서 타격) 능력 확보 ▲무인 자산(장비품) 방위 능력 ▲ 종합 미사일 방어 능력 확보 사업 등 3가지가 주축을 이룬다.
이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이 ‘스탠드오프 방위 능력’이다. 일본 정부는 ‘12식 지대함 유도탄’의 사거리를 200㎞에서 1000㎞로 늘리고, 2026년까지 지상과 함정, 항공기에서 모두 유도탄을 발사할 수 있도록 개량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적과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 자위대원을 보호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장거리 미사일은 적의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공격 능력 향상을 의미하기에 일본이 평화헌법에 기초한 ‘전수방위’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일본은 적의 위험을 방어할 수 있는 방어용 무력만 보유 가능한 상황이다.
자민당의 연립정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가즈오 대표는 "공격적 위협을 주는 무기는 전수방위 이념상 헌법 취지에 맞는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시다 내각의 방위비 증액 추진과 관련해서도 "사회보장 등 재정수요가 큰 예산은 감축하면서 방위비만 증액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발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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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들은 기시다 내각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일본이 기존에 유지해오던 방위 정책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중국과의 군사 갈등이 고조되면서 일본이 군사비 증강을 통해 중국 억제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아사히 신문은 "중국의 위협에 군사력으로 맞서는 자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힘에만 의존하는 전략을 쓴다면 일본을 둘러싼 국가들과 상호 불신이 심화하고 군사력 증강 경쟁이 벌어져 우발적 충돌이 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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