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입대 우크라 여성 5만명 넘어…지뢰제거 등 역할 커지지만 성불평등 여전
지뢰제거 교육, 위장망 제작도…성역할 고정관념 '균열'
하지만 전쟁 속 돌봄 부담 늘고 성 불평등 커져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콘스티안티니우카에서 주민들이 식수를 채우기 위해 우물이 있는 한 주택 앞에서 줄 서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동유럽 대표적 가부장제 사회로 꼽혔던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이후 여성들이 전선에 배치되는 등 성역할 고정관념에 균열이 가고 있다. 하지만 여성이 짊어진 돌봄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역할만 가중돼 여성들이 이중고를 겪는 모습도 나타난다.
27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현재 우크라이나군에 자원 입대한 여성이 5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말랴르 차관은 이 숫자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 이후 크게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여성의 역할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뢰제거 교육을 하거나 위장망을 제작하는 등 전선의 후방에서 여성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우크라이나 복지부가 2018년 금지 직종 지정을 정식 폐기하기 전까지 지뢰제거는 우크라이나 여성이 할 수 없었던 직종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여성의 '생식 건강'을 해친다는 이유로 소방관, 기관사, 용접공 등 450가지 직종을 여성이 일할 수 없는 직업으로 규정해왔다.
우크라이나 사회학자 안나 크히트는 "일반적으로 여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가부장적이었다"며 "올해 발발한 전쟁과 함께 여성의 활동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가시적으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 이후 여성들이 점점 더 새로운 역할을 맡으면서 이러한 변화가 한동안 진행됐다고 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수백만 명의 국내 피난민을 위해 요리를 하거나 군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돈을 모으는 등 우크라이나 군대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18세에서 60세 사이의 우크라이나 남성들이 출국이 금지된 상황에서 여성들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서 우크라이나 군대가 쓸 수송차를 운전하는 데 자원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은 전시 병력으로서 참여하면서도 남성과 같은 지위나 혜택, 인정은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젠더 및 안보 전문가인 영국 애버리스트위스대의 제니 매더스는 "주요 의사 결정자와 전투원 대다수는 남성이기 때문에 전쟁에서 점점 더 필수적인 여성의 역할을 모호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매더스는 "여성이 하는 일에 대해 지속적인 사실 중 하나는 인식되진 않지만 실제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며 "분쟁 중에도 사회를 지탱하기 위한 다수의 일은 여성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성 역할 고정관념에 완화하고 여성들에게 참여 기회를 일부 넓혔지만, 여성들이 짊어져야 하는 짐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 구조는 여전히 불평등하지만 전시 병력으로서 여성 역할이 늘면서 여성들은 이중고를 겪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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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여성기구와 국제구호단체 케어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성들의 돌봄 부담을 크게 증가시켰으며 성 불평등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또 여성들은 전투 중 사망할 가능성은 낮지만 피난민으로서 일상적인 살인, 광범위한 파괴, 자의적 구금 및 대량 이주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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