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현 서울아산병원 CAR-T센터 소장 "CAR-T 치료, 더 많은 환자 위해 제도개선 필요"
킴리아 건보 급여화 부담 줄었지만
현재 '빅5'에서만 처방·투여 가능
각 병원들 시설 확보에 부담
"모든 환자 서울서 치료 부적절
조혈모세포 이식 시행 수준으로
치료 시설 기준 완화해야"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는 첨단 유전공학과 면역학, 세포생물학이 결합된 현대 의학의 총화입니다. 더 많은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되려면 반드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올해 4월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던 노바티스의 CAR-T 세포치료제 ‘킴리아’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에 따라 환자 부담금이 4억원에서 최대 598만원으로 경감됐다. 킴리아는 단 1회 투여로 재발 또는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성 백혈병과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을 완치 수준으로 치료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킴리아 처방과 투여가 가능한 병원은 이른바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뿐이다. 이달 정식으로 개소한 서울아산병원 CAR-T센터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윤덕현 종양내과 교수는 CAR-T치료제의 원리를 ‘스텔스’와 ‘레이더’에 비유했다. 윤 교수는 "암세포는 쉽게 말해 스텔스 기능이 있어 면역세포의 감시를 피하는데, 인공적으로 면역세포에 암세포를 찾을 수 있는 강력한 레이더를 달아주는 것"이라며 "첨단 레이더를 단 면역세포를 충분하게 늘린 뒤 환자에게 다시 투약하면 암세포를 찾아 잘 죽이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효과다. 대체적으로 림프종의 경우 1차 항암요법으로 90%가량은 병이 호전되지만, 10%는 재발하거나 항암제가 듣지 않아 치료가 매우 어렵다. 이 경우 종래에는 조혈모세포 이식이 유일한 완치 방법이었다. 킴리아 투여는 이러한 재발성·불응성 환자의 30~40%를 완치시킬 수 있는 혁신적 치료제라는 게 윤 교수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킴리아 치료를 받는 환자 100명 중 60명은 병이 줄어들고, 60명 중에 40명은 완치에 가까운 장기 생존으로 간다"며 "그야말로 현대 의학의 정수로 만든 혁신적인 최첨단 세포치료제"라고 말했다.
급여 등재로 환자들의 부담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CAR-T 치료제 처방과 투여에 있어서는 갈 길이 멀다. 윤 교수는 가장 먼저 제도 개선을 역설했다. CAR-T 치료제를 처방하려면 현재 국내 기준으로는 의료기관이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수준의 시설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병원은 수억 원의 시설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 정도 투자가 가능한 병원은 국내에 몇 군데 되지 않는다.
CAR-T 치료가 큰 수익을 창출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세포를 채취하는 과정 등에 대한 수가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해 사실상 손해를 보며 병원의 공간과 전문인력을 투입하는 실정이다. 이는 의료기관들이 CAR-T 치료 시설을 갖추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윤 교수는 "일본만 해도 킴리아로 치료할 기관이 30개 이상이고 가까운 시일 내 100여개로 확대한다고 한다"면서 "CAR-T 치료제는 후기 독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한 달 정도는 치료기관 가까운 곳에 거주를 권고하는데, 모든 환자를 서울에서 치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구체적으로 현재 다수의 의료기관이 실시하고 있는 조혈모세포 이식 시행 수준으로 CAR-T 치료 시설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처방 기회를 넓혀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확충하자는 것이다. 윤 교수는 "의료기관에서 수행하는 CAR-T 세포 채취 등 처리 과정은 크게 복잡하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조혈모세포 이식과 다르게 훨씬 강력한 규제를 받는 상황으로, 안전과 환자 접근성을 함께 제공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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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 치료제의 시장 전망은 밝다. 현재 국내 기업들도 개발에 나서 임상을 수행하고 있고, 자가유래인 CAR-T를 넘어 동종세포유래 CAR-NK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도 훌륭한 연구자들이 많아 산학협동을 하면 충분히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CAR-T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을 확대해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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