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충분한 보좌" 밝히자마자 팬클럽 유출…尹 국면 전환 찬물
'건희사랑' 대통령실 정보 유출 논란 반복에
野 "제2부속실 한사코 거부하며 여사 보좌, 이해 어려워"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외비 일정이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을 통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여사 리스크'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취임 100일 이후 인적 개편과 민생 행보로 대통령실의 국면 전환이 탄력을 받는 듯했으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24일 오전 '건희사랑' 페이스북 계정에는 윤 대통령의 일정을 공유하는 댓글이 올라왔다. 댓글은 팬클럽 회원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올린 것으로,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었다. 이 누리꾼은 "공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26일 12시 방문입니다"라고 알리면서 참석과 홍보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대통령실은 발칵 뒤집혔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경호·보안상 이유로 행사 시작 전 또는 종료까지 비공개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날 '건희사랑'에 게시된 윤 대통령 일정은 출입기자단에 경호엠바고(비보도) 조건으로 사전공지 된 일정보다도 구체적인 내용이었다.
대통령실 내부 정보가 유출된 일은 지난 5월에도 있었다. 김 여사는 5월27∼28일 연 이틀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했는데, 당시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집무실과 청사 앞 잔디밭 등에서 찍은 사진이 '건희사랑'을 통해 가장 먼저 공개돼 논란이 됐다.
이번 윤 대통령 일정 유출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황급히 경위 파악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경호처를 통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하겠다"며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관계자는 "대구시당에서 행사를 준비하면서 당원, 현역 의원, 보좌관 등 행사 참여를 원하는 많은 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일정이 알음알음 알려졌던 상황인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여사 팬클럽과 연관된 유출 논란이 재차 불거지면서 여권 일각에서는 팬클럽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치한 지 26년이 되고, 많은 대통령을 거쳤어도 영부인 팬클럽이 있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얼마 전까지 이상한 사람이 팬클럽 회장이라고 하면서 정치권에 온갖 훈수까지 하더니 이제 대통령의 동선까지 미리 공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짓들도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 카페는 윤 대통령을 국민과 멀어지게 하고 나라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면서 "그만하시고 이젠 해산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유출 논란을 계기로 영부인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 부활 관련 논의도 재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3일 윤재순 대통령 비서실 총무비서관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영부인에 대한)충분한 보좌는 이뤄지고 있다"며 제2부속실 설치와 관련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는데, 불과 하루 만에 유출 사고가 일어나면서 내부 정보 관리가 부실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을 신속히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성준 의원은 24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제2부속실을 만들어서 김 여사를 수행하고 비공식 활동을 보좌하는 것이 안정적일 텐데, (대통령실과 여당은) 그것을 한사코 거부하면서 편법으로 여사 보좌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야당은 국정을 도와주기 위해 권고하는데 (대통령 비서실)400명 직원이 다 김 여사를 보좌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를 둘러대면서까지 설치를 안 하겠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