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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딸깍발이] 아담과 이브 이전에 릴리트란 여성이 있었으니...

최종수정 2022.08.16 08:50 기사입력 2022.08.1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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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국문학도였던 저자는 과거 대학 시절 스승의 서재에서 ‘여자 그 안개의 마성’이란 책을 발견했다. “현대문학 연구자이자 비평가로서 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저를 여럿 남긴 스승의 에세이집”이었다. 막연하게 나도 이런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 그 책이 나왔다.


제목은 ‘여자 이야기’. “주제나 목적에 집착한 책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그냥 ‘여자이야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실제로 책에는 여성을 주제로 한 단편들이 나열됐다. 대개 신화나 성경에서 이야기를 끌어낸다.

기독교 사상에 따르면 인류의 탄생은 아담과 이브다. 성경에는 신이 흙으로 아담을 만들고 이후 그의 갈비뼈를 취해 이브를 만들었다고 나온다. 여자가 남자를 보필하는 존재라는 근거로 오래도록 여겨졌다. 그런데 저자는 유대교 경전을 소개하며 릴리트란 여성을 소환한다. 이브 이전의 여성, 말하자면 아담의 전처라는 것. 그의 주장에 따르면 둘은 행복하지 않았다. 릴리트는 “나도 당신과 똑같이 흙으로 만들어졌다”며 아담과의 동등한 위치를 주장했고, 아담(남성)이 주도하는 성관계에 반발했다. 결국 릴리트는 ‘본질적 불평등’에 반발해 아담을 떠났다고 한다. 저자는 중앙일보 종교전문기사 백성호의 말을 빌려 “릴리트의 사고는 굉장히 진보적이고, 진취적이고, 시대를 앞서간 사고였다”고 설명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도 자주 소환된다. 저자의 지적은 왜 “성대결의 승자는 대부분 남성 영웅들”에게 돌아가냐는 것. 무공이 뛰어났던 여성 아마조네스 전사 히폴리테가 테세우스에게 납치돼 그의 아내가 된 내용을 바탕으로 이렇게 일갈한다. “신화의 세계에서 납치-결혼-출산은 남성의 승리와 지배를 상징하는 전형적인 에피소드다 (중략) 신화 속 성대결의 승자는 왜 남성이어야만 하는가.”


이 외에도 남녀평등에 초점을 맞춰 신화와 경전, 문학을 토대로 통념에 균열을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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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본 책의 분량(200쪽)만큼 세 번을 더 쓸 것이라고 예고한다. ‘지금은 거울에 비추어 보듯이 희미하게 보지만 그 때에 가서는 얼굴을 맞대고’ 보는 듯 선명할 것이라고. 그러면서 “그만 들여다보고 일어나라. 갈 때가 되었다”고 권면한다. 마치 아는 만큼 실천에 옮기라는 것처럼...


여자이야기 | 허진석 지음 | 글누림 | 200쪽 | 1만2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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