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한파에 크레딧 시장 꽁꽁
크레딧 스프레드 세자리 눈앞
하반기 통화 정책 불확실성 확대
투심위축에 기관들 옥석 가리기 한창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사채 발행 환경은 더 나빠지고 있다. 채권 발행 환경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크레딧 스프레드’는 올해 초 45bp(1bp=0.01%p)에서 현재는 100bp에 육박했다.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이 금리에 쏠려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는 한 회사채 시장에 활기가 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뺀 것)는 전일 기준 99bp를 가리키고 있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수치가 커질수록 채권 발행 환경이 척박하다는 의미다. 절대 금리 수준이 높아지면서 회사채 3년물 AA-의 수익률은 4%, 국고채 3년물은 3.01%이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세 자릿수 진입을 앞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던 2008년 11월 수준(300bp 이상)까지 치닫지는 않겠지만, 채권 발행 환경이 악화됐다는 것은 자명하다. 지난달 정부가 기업들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ㆍCP매입 프로그램’을 가동, 매입규모를 6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약발은 크게 없었다.
발행시장이 얼어붙은 가장 큰 이유는 기관들이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에 매력을 못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들에겐 채권 금리가 가장 중요한데 하반기 통화 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명확하게 예측되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올해 초 금리 인상 전에 회사채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공급과잉이 나타났다면 지금은 낮아진 공급 수준에도 수요가 급격하게 꺼지면서 발행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셈이다.
기관들의 자금 여력도 충분치 않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말 펀드 환매로 운용 여력이 약해진 운용사 위주로 회사채 순매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작년 대비 주요 기관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는 저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점증하면서 회사채를 사들이는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도 이어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달 한차례 금리 급등을 경험한 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권)의 보유 수익률이 부각되자 이달 들어 증권신탁계정, 연기금 쪽에서 대거 흡수하고 있다"며 "유통시장에서는 유동성 우려가 낮은 시중은행계 카드사가 발행한 초단기물(1~2년)위주로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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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전문가들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크레딧 시장 회복은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과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결정에 따라 금리 불확실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프레드가 다소 축소된다면 신용 스프레드가 탄탄한 상위 등급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김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기 수익률 매력이 높고, 경기 침체에도 펀더멘털 저하와 신용 이벤트 발생 가능성이 낮은 상위 등급 위주로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 좋다"며 "아직 공사채와 은행채는 발행 부담이 존재해 회사채와 여전채 위주로 살펴보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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