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산: 용의 출현' 준사役 김성규
조선 위해 싸우는 항왜 군사
"의(義)와 불의(不義), 전란 속 죽음에 관한 질문"

김성규/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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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범죄도시'(2017) 양태, '악인전' 극악무도한 살인마 경호, '킹덤'(2019)에서 날아다니던 영신을 기억한다. 배우 김성규(36)는 최근 이름난 연출자들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배경에는 어떤 배역이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정적인 연기력이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성규는 "매 작품 부담되고 두렵지만 주어진 역할을 어떻게든 해내려는 책임감을 잘 봐주시는 거 같다"며 "김한민 감독님도 진중한 태도로 작품을 대하는 모습에 믿어주셨다"고 말했다.

김성규는 27일 개봉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에서 이순신의 신념을 보고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자 항왜 군사가 된 왜군 병사 준사로 분해 존재감을 발산한다. 정체를 숨긴 채 목숨을 걸고 왜군의 결정적인 정보와 작전을 빼내 이순신 장군에게 전하고자 한다.


한산대첩을 그린 영화는 국난 속 출현한 영웅 이순신의 전쟁 초기 모습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김한민 감독은 최다 관객수 1761만명이 본 '명량'(2014) 촬영 때부터 이순신의 대서사를 그리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는데, 두 번째 작품이 '한산: 용의 출현'이다.

준사는 주제의식을 품은 캐릭터다. 이순신 장군에게 "이 전쟁은 무엇입니까" 물은 후 항왜하는 인물로, 짤막한 사료만이 존재한다. 김성규는 "대본을 받고 쉽지 않겠다고 느꼈다"며 "메시지를 담은 인물이자 역사에 기록된 항왜한 군사"라고 설명했다.


"전란 속 한 인간으로서 준사도 당연히 고민하지 않았을까요. 가늠할 수 없는 시대고 역사이기에 더 고민이 깊었죠. 관객들도 영화를 보며 저희의 고민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보시지 않을까. 전란 속 죽음이란 뭘까. 이를 바라보는 이순신 장군의 생각과 신념이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연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준사는 역사 속 항왜하는 많은 사람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결국 평화를 지키고자 한 선택이기에 감정적으로 매우 가능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인터뷰] 김성규 "멜로처럼 일상적인 작품도 하고 싶어요" 원본보기 아이콘

[인터뷰] 김성규 "멜로처럼 일상적인 작품도 하고 싶어요" 원본보기 아이콘


김성규는 왜군이던 준사의 일본식 변발머리를 위해 삭발도 감행했다. 그는 "외형을 바꾸는 일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삭발할 거면 빨리 자르자는 마음이었다. 전투에 참여하는 무게감이나 마음이 더 와닿을 거라고 봤다. 웅치전투에서 중사의 마음이 변화하며 외형도 변해간다"고 했다.


"취미가 자전거인데, 자전거를 타면서 정수리가 살짝 탔어요.(웃음) 어설프면 우스워 보일 수 있으니 최대한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전쟁의 의미에 관해 묻는 장면이 어렵지 않았을까. 김성규는 "전란 속 사무라이는 많은 죽음을 보지 않았을까. 의(義)와 불의(不義)라는 건 결국 죽음에 관련된 물음이라고 봤다"고 답했다.


김성규는 지난 5월 산티아고에서 한 달 동안 머무르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산: 용의 출현' 홍보 일정 전까지 주어진 소중한 공백기. 사흘 만에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부랴부랴 짐을 꾸렸다. 마흔을 앞둔 중요한 시기, 귀한 자양분이 됐다.


"얼마 안 있으면 40대에 접어드는데, 자연스럽게 잘 해왔구나 스스로 칭찬하고 싶었죠. 쭉 걸으면서 내가 별거 없다는 걸 인정해야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다르게 가져 보려고요. 이전에는 의미나 책임감을 내세웠다면 이제 좀 즐기고 싶어요.(웃음) 웃음이 나는 건 제가 과연 진짜로 즐길 수 있나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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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김성규는 "여전히 편하게 돌아다닌다. 헬스장도 동네에 있는 곳으로 다니는데 대부분 못 알아본다. 그런데 뭔가 기운 같은 걸 느끼시는지 한 번씩 쳐다보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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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많고 하고 싶은 작품도 많은 시기. 김성규는 "그간 장르물에서 강인하거나 날이 서 있고 불안해 보이는 역할을 주로 했는데, 멜로 연기도 해보고 싶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밥을 먹었는지 물어보기도 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와 마주 앉아 식사하는 연기를 거의 못 해봤다. 일상적인 드라마가 녹아든 작품을 좋아해서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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