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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라도 알차게"…'갓생 살기' 꽂힌 MZ세대[허미담의 청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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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10명 중 7명 "사소한 성취도 의미있다"
전문가 "미래 불안이 '갓생' 열풍에 영향"

'갓생'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들.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갓생'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들.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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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3년 차 직장인 오은지씨(28·가명)는 매일 새벽 5시 하루를 시작한다. 오씨는 기상 후 간단한 스트레칭과 함께 명상을 하고 다이어리에 오늘 할 일을 정리한다. 이후 회사를 퇴근하면 필라테스와 독서 등 취미생활에 몰입한다. 그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취미생활 없이 직장만 다니다 보면 업무에만 매몰돼 일상의 여유로움을 느낄 새가 없다. 그래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내 삶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갓생' 열풍이 불고 있다. '갓생'은 신을 의미하는 영어 '갓(god)'과 인생을 뜻하는 한자 '생(生)'의 합성어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삶을 뜻한다. 이러한 열풍에는 자기관리를 위해 과감히 투자하고 자아실현 욕구가 높은 MZ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서는 갓생 인증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는 '#갓생'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이 약 3만3000개 넘게 올라오는 등 젊은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른 아침에 기상하거나 운동 또는 공부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주로 올리고 있다.


갓생 살기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라클 모닝'을 꼽을 수 있다. 미라클 모닝이란 이른 아침에 일어나 명상이나 독서, 운동, 공부 등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는 것을 뜻한다. 미라클 모닝은 일상을 시작하기 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특징이다. 이외에도 매일 30분 운동하기, 매주 일기 쓰기, 영양제 챙겨 먹기 등 소소하지만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게 갓생의 핵심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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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열풍은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오늘 하루를 알차게 보내려는 MZ세대의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활동이 줄어드는 등 사람들 간의 만남이 제한되면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청년들의 갓생 열풍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해 MZ세대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7.2%가 '매일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루틴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0.3%는 '사소한 성취도 내 삶에 큰 의미가 된다'고 했다.


최근에는 기업들도 갓생 트렌드를 적극 활용 중이다. 롯데시네마는 영화를 관람하고 기록하는 '갓생 챌린지' 이벤트를 지난 20일부터 진행했다. 이는 롯데시네마 대학생 서포터즈 '캐롯'이 최근 트렌드를 분석해 선보인 이벤트다.


네이버 또한 갓생 열풍에 편승해 지난달부터 '주간일기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해당 챌린지는 주 1회 블로그에 글을 쓰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지급한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5월에도 '오늘일기 챌린지'를 진행한 바 있다. 이는 매일 블로그에 짧은 일기를 2주간 쓰는 챌린지로, 당시 MZ세대가 전체 참여자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GS25는 20·30세대 직원들에게 '갓생기획' 프로젝트를 맡겼다. 직원들은 MZ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신상품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디자인, 마케팅 등의 업무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GS25는 MZ세대를 겨냥해 지난 5월 서울 성수동에서 갓생기획실 팝업스토어를 마련하기도 했다.


전문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젊은층의 갓생 열풍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 분위기가 경쟁적인 데다 성취감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궁지에 내몰린 20·30세대가 무언가를 계속 시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작은 계획일지라도 이를 성취하게 되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고 자신감 또한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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