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정당들, 드라기 신임안 보이콧... 붕괴 직면한 연정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이끌어오던 이탈리아의 거국 내각이 붕괴에 직면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드라기 내각에 대한 신임안이 상원에서 찬성 95 대 반대 38로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총 320석 중 192명이 참석했고, 133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59명이 기권했다.
그러나 연정 구성 정당이던 오성운동, 전진이탈리아(FI), 극우동맹이 신임안을 보이콧하면서 이번 표결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 원내 최대 정당인 오성운동을 이끄는 주세페 콘테 전 총리는 그간 민생 지원 방안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을 놓고 드라기 총리와 대립하며 연정 탈퇴를 무기로 그를 압박해 왔다.
드라기 총리는 오성운동이 지난 14일 상원 민생지원법안 표결에 불참하자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드라기 총리의 사임을 반려하고 의회의 판단을 받으라며 이날 신임안 표결을 유도한 바 있다. 표결에 앞서 드라기 총리는 "우리가 함께하기를 원한다면 용기와 이타주의, 신뢰를 가지고 처음부터 연정을 재구축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정의 분열이 재확인되면서 드라기 총리는 재차 사임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21일 그가 다시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 경우 마타렐라 대통령은 내년 5월로 예정된 총선까지 내각을 운영할 임시 총리 지명하거나, 의회를 해산하고 올해 9월이나 10월 조기 총선을 실시할지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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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드라기 총리는 지난 1년6개월 간의 집권 기간 동안 유럽연합(EU)과 합의한 개혁안을 제시하며 EU로부터 2000억유로(약 267조원)의 지원을 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를 확보하려면 제시됐던 개혁안을 수행해야 하는데, 드라기 총리의 사임으로 문제가 복잡해 질 수 있다. 이를 두고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위원은 "이탈리아에 폭풍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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