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융합전공' 10만 육성한다는데…부트캠프 예산·규모는 미정
3~4학년 재학생 '융합전공' 부트캠프
교육부 "사업규모 놓고 기재부와 이견"
강의 늘리려면 반도체 교원 수급도 중요
정원 5700명 확대 놓고 비수도권대 반발 우려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정부의 반도체인력 15만 양성 계획에 대해 대학·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일부 구체성과 현실성은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교육부의 ‘반도체 관련 인재 육성 방안’은 2031년까지 반도체 인재 15만명을 육성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정원 신·증설을 통해 4만5000명, 비전공자 융합전공 등을 활용해 10만5000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융합전공 단기 육성 방안으로 제시한 ‘반도체 부트캠프’는 구체적인 실행 규모나 계획이 언급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와 예산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적극 추진’하겠다는 목표만 제시됐다. 반도체 부트캠프는 대학 내에서 대학과 기업이 협력해 교육과정을 만들어 대학 3·4학년 재학생들에게 하루에 8시간씩 20주 과정 가량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이 과정을 거치면 마이크로 디그리(세부전공)를 받을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설사업이라 기재부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부분이 있고 사업 규모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관련 인재를 신속하게 투입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준비중이지만 인원수는 예산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융합전공을 통한 인재 양성 규모로 10만명을 언급했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사업 실행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은 셈이다.
융합전공을 활용한 인재 육성이 시차를 줄이는 방안이어서 교원 확보가 중요하다. 반도체 분야 교원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높고 교원 수급도 부족하다. 일부 교원에 강의가 몰리면 강의의 질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 융합 전공, 장기적으로는 신·증설을 통해 지속적으로 인력을 양성하는 방안이 만들어졌지만 결국 교수 충원과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기초교육에서는 교수 출신들이 맡더라도, 전공교육은 기업체에서 연구한 퇴직자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 확대는 비수도권 대학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교육부는 5년간 반도체 정원을 직업계고, 대학, 대학원 포함 5700명을 늘리기로 했으나 권역을 나누지 않고 규모만 제시했다. 학사 정원은 2000명까지 늘리기로 했으나 이 정원의 60%가 수도권 대학에 쏠릴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가 지난달 말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반도체 학과 증설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도권 대학 14개교에서 1266명, 비수도권대학 13개교에서 611명을 증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2027년까지 어느 대학에서 입학정원과 구조조정으로 몇 명씩 늘릴 것인지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고 개략적인 목표치를 놓고 대학과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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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정원 확대가 가능하도록 했으나 결국 정원은 학내 구조조정, 편입학 여석 등을 활용해 늘려야 한다. 충원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비수도권 대학들은 정원을 늘릴 여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교육부는 지방대에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지방대학발전특별협의회’도 구성하겠다며 지방대 달랠 카드까지 함께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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