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 강수 정확도 평균 91%
6~8월 정확도 눈에 띄게 떨어져
기상청 "자료 부족, 이상 고온 등 현실적 문제"

전국에 장맛비가 내린 13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전국에 장맛비가 내린 13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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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서희 인턴기자] 매년 ‘오보청’, ‘가상청’ 등의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기상청이 올해도 강수 예측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20일 저녁 날씨 예보에서 이날 밤사이 전국에 장맛비가 내리다 다음날(21일) 새벽에 수도권부터 차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1일 오전까지 장맛비가 그치지 않자 이날 오전 5시 예보에서 "수도권과 충남권, 전라권, 경남권, 제주도산지 오전(06~12시)까지, 강원영서와 충북, 경북권 밤(18~24시)까지, 강원영동 내일 새벽(00~06시)까지 가끔 비"로 수정했다.

지난 8일에도 기상청은 날씨 예보에서 전국이 장마 전선의 영향 안에 들 것으로 예측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강원도에 30~100㎜ 가량의 비가 쏟아지고,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지역에 15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서울엔 이틀 간 약 2㎜ 안팎의 비가 내렸고 경기 북부에도 약 3㎜의 비가 관측되는 데 그치면서, 장맛비에 가슴 졸이던 시민들은 허무함을 내비쳤다.


이 밖에도 기상청은 전날 비가 온다고 예측했다가 당일 날 예보를 ‘흐림’으로 바꾸는 등 오락가락하는 일기 예보로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 유독 6~8월에 떨어지는 ‘예보 정확도’

기상청의 날씨 예보는 유독 장마철에 빗겨가는 경향이 있다. 기상행정 누리집이 제공하는 ‘강수 정확도’와 ‘강수 맞힘률’을 살펴보면 기상청의 강수 예측은 유독 6~8월 사이에 적중률이 떨어진다.

사진 제공=기상행정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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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 정확도란, 기상청이 예보한 날씨와 그 후 실제 관측된 날씨가 얼마나 일치했는지를 퍼센트(%)로 나타낸 지표다. 예컨대 기상청이 ‘비가 온다’고 예측했는데 정말로 비가 왔거나,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실제로 비가 내리지 않은 경우를 합산한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작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강수 정확도를 산출할 경우, 정확도는 평균 91%에 달한다. 눈 여겨 볼 구간은 장마철인 6~8월이다. 평균 정확도는 90%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7월과 8월의 정확도는 각각 83%와 80%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장마철의 기후 예측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장마철 기후 예측 힘든 이유, 왜?
소나기가 내린 18일 서울 시내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겠고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예보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소나기가 내린 18일 서울 시내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겠고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예보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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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기후 예측이 힘든 이유는 소나기 때문이다. 여름철 소나기는 모든 조건이 동일하더라도 약간의 대기 상태 변화에 따라 그 양상이 확연히 달라진다.


문제는 기상청이 전체 대기의 상태를 정확하게 관측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기상청은 서울기상관측소를 비롯한 전국 96개소의 종관 기상관측장비(ASOS)와 533개소의 방재기상관측장비(AWS)를 이용해 지상 기상 관측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ASOS와 AWS를 합하면 약 10㎞마다 하나씩 관측소가 설치돼 있다.


박정민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은 10㎞마다 하나씩 설치돼 있는 기상 관측소가 전체 대기의 상태를 대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 통보관은 “관측소가 10㎞ 이상 간격으로 설치돼 있기 때문에 관측소가 어디에 설치돼 있느냐에 따라 예보가 달라질 수 있다. 작은 요인 하나하나가 예측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장마철엔 특히 치명적”이라면서 “여기에 대기 두께가 약 12㎞에 달해 현재 얻는 관측 자료로는 정확한 대기 상태를 관찰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와 이상 고온으로 인해 날씨가 예전보다 변화무쌍해졌다는 점도 문제다.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 등의 양상이 이전보다 다양해져 예측이 힘들어진 것이다. 박 통보관은 “똑같은 장마라고 해도 최근 장마가 이전보다 훨씬 불규칙적이다. 예전엔 보지 못한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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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지리적 특성도 기후 예측을 어렵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박 통보관은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국토의 70%가 산인 나라다. 사방에서 수증기를 흡수하는 환경으로, 변동성이 큰 탓에 일본이나 중국보다 기후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서희 인턴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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