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에 10만원인데…" 망고빙수에 20·30세대 줄 서는 까닭
경험 중시하는 2030세대, '스몰 럭셔리' 과감히 지갑 열어
한 그릇 가격 6만~9만원 호텔 망고빙수 '불티'
"감당할 수 없는 규모 소비 경계해야"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20·30세대들이 고급 식문화에 과감히 지갑을 열고 있다. 이들은 특급 호텔의 망고 빙수나 애프터눈 티세트를 즐기기 위해 비싼 가격과 1~2시간의 기다림을 기꺼이 감수한다.
전문가는 20·30세대 사이에서 작은 돈으로 사치를 누리고 만족감을 얻는 이른바 '스몰 럭셔리' 소비 패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 위한 과시용 소비가 늘었다고 보는 시각도 나온다.
올해 서울 시내 일부 특급호텔은 재료값 상승 등을 고려해 애플망고빙수의 가격을 인상했지만 판매량은 더 늘어났다. 비싼 가격이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자극할 수 있다는 기존의 우려를 불식한 것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포시즌스호텔은 골든 제주 애플망고 빙수 가격을 지난해 6만8000원에서 올해 9만6000원으로 41% 인상했다. 그러나 6만원대인 흑임자 크렘 브륄레 빙수·제철 과일 샤를로트 빙수 등에 비해 약 5배 이상 많이 팔리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도 애플망고 빙수 가격을 지난해 6만원에서 올해 8만8000원으로 47% 올렸지만, 지난해 대비 매출이 15%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비 성향에 힘입어 애플망고빙수가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려한 디저트와 함께 차를 즐기는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 세트가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이유라는 분석이다. 18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애프터눈티', '애프터눈티세트'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은 각각 20만1000여개와 6만6000여개에 달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 사이에서 늘고 있는 스몰 럭셔리 소비는 일종의 경험 소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MZ세대들이 경제적으로 위기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고달픈 현실과 불안함을 잊기 위해 소확행을 즐기는 것"이라고 봤다.
20·30세대 사이에서 고급 식문화가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SNS에 과시하기 위해서'다. 빙수 한 그릇에 9만원가량을 지불해야 하지만, 이들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지난 6월 휴먼클라우드 플랫폼 뉴워커가 성인 남녀 8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의 63%는 SNS를 하는 목적이 '본인의 트렌디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른바 '플렉스(Flex·소비 과시)'가 20·30세대의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잡은 것도 같은 이유다. 20·30세대는 백화점업계의 '큰손'으로 성장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30세대의 백화점 매출 비중은 롯데백화점 35.9%, 신세계백화점 41.2%, 현대백화점 43.4% 등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이 교수는 다만 지나친 지출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비트코인 시장 폭락, 빚을 내서 주택을 사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더해 현재 금리와 물가도 오르고 있다"며 "스몰럭셔리를 즐기며 SNS로 소통하고 기쁨을 느끼는 것은 좋지만,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소비를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