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752조7300억…금리인상 직격타
변동금리 8.2년 만에 최대…은행들 금리인상
1년 전에 비해 이자 부담만 114만원 증가
다중채무자와 영끌족, 경제위기 뇌관으로 부각

[한은 빅스텝] 1인당 이자 33만원↑…다중채무자, 경제위기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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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대출로 서울 외곽에 8억원대 주택을 매입한 30대 직장인 A씨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린다는 발표에 한숨이 깊어졌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능한 수단을 모두 끌어 3억원 정도 대출을 받았는데 최근 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원리금 부담이 과도하게 커졌기 때문이다. A씨는 현재 월급의 80%를 빚 갚는데 쓰고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만큼 대출금리가 오른다면 추가로 이자만 연간 150만원 더 내야 한다. 그는 "각오는 했지만 집값은 안오르고 금리는 앞으로 더 올라갈 것이라고 하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한은이 13일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가계 이자부담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치솟는 물가에 금리인상으로 대응하다보니 대출이 많은 서민은 ‘이자폭탄’으로 인한 고통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한은은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입장이어서 최소 올 하반기까지는 이자부담 가중으로 인한 고통지수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빅스텝에 1인당 이자만 33만원 증가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높이면서 전체 가계의 이자부담은 6조5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분기 기준 1752조7300억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은행·비은행권 변동금리 비율(74.2%)과 금리인상폭을 곱한 결과다. 빅스텝 결과가 추후 변동금리에 산정될 경우 대출자의 1인당 연간 평균 이자부담은 32만6000원이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8월 이후 이날까지 금통위가 6차례에 걸쳐 금리를 1.75%포인트 올렸기 때문에 1년 전과 비교하면 1인당 이자비용은 114만1000원 증가한다. 만약 금통위가 올해 남은 3차례 회의에서 0.25%포인트씩만 올려 기준금리가 3%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지난해에 비해 1인당 이자부담이 무려 163만원 는다. 개인별 금리 변동 시점과 시장금리 민감도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평균 이 정도 부담이 늘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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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에 금리 올리는 시중은행

특히 여러 곳에서 대출을 끌어다 쓴 다중채무자와 영끌족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를 선택한 차주는 77.7%로 8년2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부동산·재테크 커뮤니티 등에는 금리인상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는 차주들이 다수다.


국내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오르는 추세다. 신용대출의 경우 상단금리가 7%를 돌파했다. 이날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대출S’는 최고금리가 7.36%(금융채 1년물 기준금리 3.66%+가산금리 3.70%)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프리미엄직장인론 금리도 7.354%(시장 금리 적용·만기 1년 기준)에 달했다. 직장인들이 비상금처럼 사용하는 마이너스 통장 상품 금리는 대부분 5%대(신용등급 1등급 기준)에 육박하기 시작했다.


다중채무액 600조 이상…한국경제 뇌관

문제는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이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다중채무액은 603조원이었다. 2017년과 비교하면 22.8% 늘어났다. 같은 기간 다중채무자 1명이 빌려 간 평균 대출규모는 1600만원 늘어난 1억34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중채무자 규모도 417만명에서 451만명으로 증가했다.


다중채무자의 경우 신용이나 소득이 낮아 여러 곳에서 돈을 끌어모았거나 높은 집값을 내기 위해 영끌을 시도한 2030세대가 많다. 2020년 말부터 올해 4월까지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연체액은 52.7% 급등한 상황이다. 게다가 다중채무자 상당수는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손을 벌렸는데, 저축은행 다중채무액 증가세(73.8%)가 은행(31.6%)을 크게 앞질렀다. 다중채무자와 부실차주가 경제·금융시장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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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금리가 더 올라가면 위기도 짙어진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이 연말 기준금리 목표를 3.5%로 삼고 있고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면서 "한국이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1%포인트 높게 유지해왔다는 걸 고려하면 추가 인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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