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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되면 코로나 금융지원 대출만기 종료

금리 추가인상 부채폭탄 대책마련 시급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기자는 81년생, 아버지는 55년생이다. 세대는 다르지만 공유하는 트라우마가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1997년 당시 기자는 고3이었기에 가계 지출 부담이 가장 클 때였다. 교사였던 아버지는 직장에서 잘리지는 않았지만 어머니가 빚을 크게 내 주식을 했던 탓에 순식간에 집안이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국가의 경제위기가 한 가정에 어떤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몸소 느꼈던 때다. IMF 사태 여파로 1998년 성장률이 -5.1%였을 당시 자살률은 전년 대비 40.5%포인트나 폭등했다. 이런 시대를 관통하는 강력한 경제적 트라우마는 청소년기 IMF를 겪은 밀레니얼세대와 금융위기를 겪은 Z세대들의 뇌리에 깊숙하게 새겨졌다.


내가 IMF시절 아버지 나이가 된 지금, 우리 경제는 또 다시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금융위기 당시 단 1조 달러의 버블에 무너졌던 미국은 현재 9조 달러짜리 버블 국가가 됐다. 대공황 이후 유래 없는 일이다. 미국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전세계가 치러야 할 고통은 감히 예측조차 불가능하다. 트럼프 집권기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풀려나간 돈을 강력하게 회수하는 상황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전문가들은 자산의 가치 붕괴가 시차를 두고 거대한 파도처럼 우리 경제를 덮칠 것이라고 예고한다. 체력이 가장 약한 가상화폐 시장이 먼저 충격을 받았고, 그 다음은 증시다. 이어서 부동산과 원자재 가격이 강한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은 이미 고점을 찍고 하락세에 있다. 부동산은 매물이 잠기면 부실을 털 방법조차 없다. 민생에 폭탄이 떨어지는 셈이다.

현 정부는 물가를 잡겠다고 물가 정책에 집중해 왔지만, 물가는 붕괴의 전조일 뿐이다. 외려 잠재부실 정리에 힘을 쏟아야 할 시기다. 물가는 잡기 어렵지만 부실을 사전에 조사·예측하고 일부 조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올 가을부터 시작이다. 정부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금융권 대출 만기유예, 만기연장을 진행해 왔다. 이제 코로나 2년치 이자와 원금을 한꺼번에 몰아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 프로그램인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부실이 눈덩이처럼 드러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작년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909조2000억원인데 1년새 13.2%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부채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684조 9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년새 32.7%나 급증했다. 가계부채는 전세계 1위다. 2021년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 총액은 2713조원에 이른다. 대부분 주택관련 부채다. 국가부채도 약 1100조원, 연간 이자만 30조원에 육박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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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정부는 부채폭탄이 터지기 전 민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한국은행, 금융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유례 없는 부채대책을 내놔야 할 시점이다. 명의(名醫)는 사람에게 병의 징후가 나타나기도 전에 이미 고쳐 놓는다고 했다.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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