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의 골프파일] '국내 넘버 1' 박민지가 강한 이유 "동력은 유쾌한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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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유쾌한 골프."


'국내 넘버 1' 박민지(23)의 플레이는 언제나 활기차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고, 갤러리가 소음을 내거나 샷이 좋지 않아도 우직하게 경기를 풀어간다. 실제 지난해 8월 MBN여자오픈 첫날 6번홀(파5)에서 무려 10타 '퀸튜플보기(Quintuple Bogey)'가 나왔을 때다. 타수는 6타, 골프규칙 위반으로 무려 4벌타가 더해졌다. "퀸튜플보기라는 말을 12년 만에 처음 알았다"며 "큰 교훈이 됐다"고 시원하게 반성했다.

박민지는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 4월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서 곧바로 정상에 올라 뉴스를 만든 선수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5년 세계 팀아마추어챔피언십 단체전에서 우승해 KLPGA 정회원 자격을 얻었고, 2016년 시드전 8위로 투어에 직행했다. 2018년 11월 ADT캡스와 2019년 8월 MBN여자오픈, 2020년 8월 MBN여자오픈 '2연패' 등 매년 승수를 쌓는 일관성이 돋보인다.


지난해가 하이라이트다. 4월 넥센ㆍ세인트나인 마스터즈, 5월 NH투자증권레이디스와 두산매치, 6월 셀트리온 퀸즈마스터즈와 '내셔널타이틀' 한국여자오픈, 7월 대보하우스 디오픈 등 초반 11경기에서 6승을 쓸어 담았다. '블랙홀'이라는 애칭이 붙은 이유다. 특히 두산매치에서 '매치 퀸'에 등극했고, 한국여자오픈에서는 메이저 우승컵까지 수집해 확실하게 '골프여왕 카리스마'를 구축했다.

박민지의 괴력은 평균 비거리 241.97야드(43위) 장타에 그린적중율 78.93%(3위) '송곳 아이언 샷'이 출발점이다. 퍼팅 또한 출중하다. 라운드 평균 29.93개(15위), 평균타수는 69.93타(1위)다. 여기에 최종일, 또는 연장전으로 갈수록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끈질긴 승부욕이 빛난다. 두산매치 결승전 당시 "필드에서 죽자는 각오로 임했다"는 헌터 본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어머니 김옥화씨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여자 핸드볼 은메달리스트라는 게 흥미롭다. "골프를 하면서 항상 엄마 구박을 받았다"는 박민지 역시 "어려서부터 혹독한 체력훈련이 이어졌고, 스쿼트를 하면 20개가 되면 죽을 것 같은데 거기서 꼭 1~2개 더 시켰다"면서 "지금 생각하면 한계점에 이른 순간 엄마의 채근이 지금 체력과 멘털로 완성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타고난 '스포츠 DNA'에 강력한 기초체력, '철갑 멘털' 등 도무지 약점이 없다. 박민지의 독주는 '메기 효과(Catfish effect)'로 이어졌다. 이소미(23)와 임희정(22) 등이 "민지 언니 때문에 자극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올 시즌은 초반 코로나19에 제동이 걸렸지만 벌써 3승, 이 가운데 5월 NH투자증권레이디스와 지난달 셀트리온퀸즈 마스터즈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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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40년 만의 3개 대회 타이틀방어'에 도전한다. 8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대보 하우스디오픈에서다. KLPGA투어 역사상 故 구옥희(1982년 수원오픈과 동해오픈, KLPGA선수권)가 유일하다. 지난 3일 끝난 맥콜오픈을 건너뛰고 에너지를 비축한 뒤 "매 순간 집중하고, 실수는 곧바로 털어버리겠다"고 소개했다. 박민지가 가는 길이 곧 KLPGA투어 역사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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