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여전업계 부동산 PF 전수조사 할 것"

5일 금융감독원장-여전업계 CEO 간담회
부동산·건설 대출, 3년 만에 14.6→35조
"신규 기업여신 관리방안, 종합 점검할 것"

5일 이복현 금감원장이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업계 CEO와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여전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해 전수조사 방침을 밝혔다.

5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업계 CEO와의 간담회를 진행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전업권에서 부동산 PF 전수검사를 시행하고 사업장별 리스크를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금감원장은 “여전업계의 경우 부동산 기업여신과 관련해 부동산 비중이 높은 게 사실”이라면서 “신규 기업여신 실행과 관련된 관리방안에 대해 종합 점검할 예정이어서 진행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여전업계의 부동산·건설업 대출금액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10년간 저금리 기조와 경쟁심화로 PF 등 부동산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하면서 최근에는 고유업무 자산도 초과한 상태다. 2018년 말 14조6000억원이었던 부동산·건설업 대출금은 지난해 말 35조원으로 20조4000억원 늘어났다. 대출비중 역시 34.4%에서 13.9%포인트 늘어난 48.3% 수준이다.

이 금감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부동산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가 큰 점을 고려해 대출취급 시 담보물이 아닌 채무상환능력 위주로 여신심사를 하고 대출취급 이후에는 차주의 신용위험 변화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여전사 스스로 기업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시장 상황 악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에도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은행권 '외환 이상거래' 정황…"인력 증원해 집중 검사"

카드사의 유동성 경색 위기수준을 어느 수준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카드사의 경우 자체적인 수신 기능이 없어서 자금을 다 여전채 형태로 조달하고 있다”면서 “회사채 시장이나 단기 채권시장 전체가 최근 금융시장 불안요인 받고 있어서 이를 종합해서 살펴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와도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 주요 이슈인 카드론 금리 인하나 수수료 문제 등에 대해서는 “논의가 오가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 금감원장은 최근 은행권에서 불거진 외환 이상거래 정황을 두고서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건에 대해 보고 있고, 혹여 유사한 거래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서 타 은행 전체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언론이나 국민이 특이한 외환거래에 수반된 여러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사고발생 파악 직후 외환검사팀을 별도로 5명 꾸려서 바로 보내고 이후 추가 증원해서 집중적으로 단기간에 볼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빅테크와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업계 상황과 관련해서는 “(여전업계에서) 구체적인 의견을 주셨다”면서 “저 개인적으로도 동일한 공정한 경쟁, 투명성 확보에 대해선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어서 그에 대해 금융위원장 내정자께도 건의 드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잇따른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은 “지금과 같은 급격한 금리 인상기에 자발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나서주는 것에 대해 주목하고 있고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면서 “(그 수준이) 적정한지 아닌지에 대해 저희가 의견을 내는 건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