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고유가에 무너지는 제조 강국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독일, 무역적자 10억유로 달해…31년만에 최대치
일본, 엔저에 폭염 겹쳐 최악의 에너지위기 우려
한국도 상반기 66년만에 최대 무역적자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수급 불안 영향으로 치솟은 에너지 가격이 일본, 독일 등 제조업 강국을 흔들고 있다. 한국 역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큰 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 충격의 여파가 커지는 모양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폭염,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일본의 에너지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날 기준 엔화는 달러당 135.93엔을 기록, 전년 대비 가치가 21.61% 하락했다.

세계 무역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수요회복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40% 상승했는데, 엔화 가치를 반영해 환산하면 일본에서는 70% 가까이 올랐다. 현지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1톤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비용은 지난 5월 엔화 기준 전년 대비 120% 뛰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제인 나카노 선임 연구원은 "전쟁 이후 높은 연료 가격과 폭락하는 통화를 포함한 여러 요인들이 일본의 에너지 안보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일본이 겪은 가장 심각한 에너지 위기 중 하나가 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일찌감치 러시아 제재에 합류한 뒤 석유와 석탄 등 에너지 수입 경로가 크게 위축됐다. 기시다 후미오 행정부는 특히 러시아 정부가 극동 에너지 개발 사업인 사할린 프로젝트의 권리와 자산을 인수할 새로운 법인을 만들겠다고 나서면서 관련 수급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부분의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상태에서 대안이 없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비정상적으로 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폭염까지 겹치며 정부는 급기야 시민들에게 전기 절약을 당부하기에 이르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이자 제조업 강국인 독일의 상황도 악화일로다. 에너지 가격 급등의 여파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독일의 5월 무역수지는 10억유로(약 1조3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독일의 무역수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91년 이후 31년만의 일이다.


반면 5월 독일의 대(對) 러시아 수입액은 지난해 보다 54.5% 급증했으며, 대러 수출은 29.8% 줄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러시아를 비롯한 에너지 공급 국가로부터의 수입 규모가 크게 늘어난 반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한 서방의 대러 제재 여파로 수출은 감소한 것이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강력한 봉쇄 조처도 악영향을 미쳤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올리버 라코는 "모든 측면에서 현상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최근 거시경제 데이터를 보면 독일이 해외수요, 원자재, 에너지, 중간재에 대한 해외공급에 얼마나 구조적으로 의존하는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쇼크는 한국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수출은 전년 대비 15.6% 증가한 3503억달러, 수입은 26.2% 뛴 3606억달러로 집계되면서 103억달러 규모의 무역적자를 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56년 이후 상반기 기준 66년만의 최대 적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상반기(91억6000만달러)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상반기(64억달러)의 적자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5월까지 10~20%대 증가율을 보이던 수출마저 지난달 5%대로 둔화하면서 적자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