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물류대란에 제조 中企 패닉 …"정부, 역할해달라"
4월 생산지수 두달 연속 하락…평균가동률 72.5% 그쳐
건설업계, 정부·국회에 '범정부 비상종합대책' 요구 탄원서
중소제조기업들이 신음하고 있다. 올해 불어닥친 전방위적 원자재 파동과 물류대란 등 각종 악재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원자재 부족으로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한 중소제조기업. /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경기도 화성시의 제조업체 A승강기는 최근 컨설팅 전문기업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회사 사정이 심각해지자 직원들과 논의한 끝에 기업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기 위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다. 최근 승강기 제조에 투입되는 철강 등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면서 제품을 만들수록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정종산(52·가명) 대표는 "주문물량이 반 이하로 줄어든 데다 자재비가 너무 올랐다. 승강기 1대당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까지 원가가 올랐는데 만들수록 이익은 커녕 손해가 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선계약한 물량만큼은 납품을 하려고 하지만, 만들수록 손해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하는 업체가 부지기수"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평택의 B레미콘 공장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올초부터 시멘트가격이 오른 데다 화물연대 파업 전후 시멘트 수급난으로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여유자금이 바닥났다. 박종배(56·가명) 대표는 "직원들 월급도 못주고 있는데 레미콘 차주 운송료 인상까지 생각할 여유가 있겠느냐"면서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매년 어려워도 고비를 잘 넘겨왔는데 올해는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제조기업들이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전방위적 원자재 파동과 물류대란 등 각종 악재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제조업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2022년 6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 결과에서도 지난 4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5%에 그쳤다. 80%가 정상치다. 소기업은 전월대비 0.3%포인트 상승한 68.7%, 중기업은 전월대비 0.2%포인트 하락한 76.1% 수준에 머물렀다. 6월 경기전망지수(SBHI)도 86.1로 전월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은 87.1로 전월대비 1.7포인트 하락했고, 비제조업은 85.5로 전월대비 1.4포인트 떨어졌다.
건설업계는 철근과 시멘트·레미콘 가격 급등에 따른 타격이 심각해지자 지난 18일 건설현장 자재비 폭등에 따른 범정부 비상종합대책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주요 자재인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평균 t당 6만2000원에서 지난 4월 9만800원으로 46.5%나 올랐고, 철근 가격은 지난해 t당 69만원에서 지난달 t당 119만원으로 72.5% 급등했다. 유류비와 요소수 가격, 건설장비 임대료 등도 크게 인상돼 시공원가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대책마련을 호소하기도 했다.
다른 업종이라고 해서 사정이 나은 것도 아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농식품제조업위원회’에 참석한 정종호 한국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장은 "전국 두부업체 중 98%가 5인 미만 소상공인 영세업체"라면서 이 자리에 참석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에게 ‘원재료 직배’를 요청했다. 수입 곡물가 급등으로 원재료 수급에 어려움이 커지자 직배물량 확대 등 안정적인 곡물 수급대책과 규제 완화를 요구한 것이다.
레미콘업계는 B레미콘처럼 위기에 봉착한 기업이 부지기수다. 시멘트 수급난과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에 이어 운송노조의 집단 운송거부 압박 등 최악의 사태를 연달아 맞이하면서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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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업계 관계자는 "갈등을 조정하면서 교통정리를 해줘야 할 정부가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떼를 쓰면 받아주고, 갈등은 중재하기보다 소송으로 해결하라고 업계에 권하는 정부가 존재할 가치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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