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다이어리④] 술버릇 없다고 자신하지만…사고는 음주 후 발생한다
금주 6주차
음주 후 해마 마비…기억 잃는 이유
충동 조절하는 전두엽도 손상…절제력 잃게 돼
자칫 범죄로 이어질 수도…거리두기 해제 이후 폭력·음주운전↑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술을 과하게 마시면 기억을 잃습니다. 저 역시 술을 열심히 마시던 시절엔 조각난 기억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깨질 것처럼 아픈 머리를 부여잡으며 휴대전화 통화목록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찬찬히 살피던 모습을 다시 떠올리면 진저리칩니다.
우리는 왜 술을 많이 마시면 기억을 잃을까요? 보통 음주 후 기억을 잃는 현상을 '블랙아웃'이라고 부릅니다. 블랙아웃은 우리 뇌의 일부인 해마가 알코올 때문에 마비되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해마는 인간의 장기 기억력을 관장하는 곳입니다. 새로운 단기 기억이 생기면 해마가 이를 장기 기억으로 바꿔서 저장해야 하는데 알코올이 이 과정을 막습니다. 보통 해마가 손상되면 옛날 기억은 계속 가지고 있어도 새로운 기억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합니다.
'아세트알데히드'도 기억력에 영향을 줍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고 나면 만들어지는 물질로 숙취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아세트알데히드를 1급 발암물질로 구분하고 있을 만큼 우리 몸의 세포에 안 좋은 영향력을 끼칩니다. 뇌도 피할 수 없습니다. 기억을 돕는 뇌세포들도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에 기능을 잃는다고 합니다. 심하면 알코올성 치매로까지 이어집니다.
이 기억을 잃는 동안 우리는 후회할 행동을 자주 합니다.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부숩니다. 해선 안 될 말을 하거나 과한 행동을 보여서 인간관계를 해치기도 합니다. 술은 기억 뿐만 아니라 절제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알코올은 이성이나 충동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도 방해합니다. 뇌의 전두엽은 충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술을 과도하게 마시면 전두엽이 제역할을 못하게 되고 우리는 절제하고 있던 행동들을 하게 됩니다. 누군가는 절제하고 있던 행동이 흥분된 상태일 것이고 누군가는 나른하고 축 처진 상태일 것입니다. 술을 마신 후 주사가 사람마다 다른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기억·충동 조절 방해하는 알코올…술을 마신다면 범죄 위험에 항상 노출된다
술을 마시고 말실수를 하거나 화를 내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해 이 정도 경험을 한 사람들은 운이 좋은 편입니다. 누군가는 음주 후 기억을 잃는 동안 몸싸움을 하고 주먹을 잘못 휘둘러 상해를 입힙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전국에 접수된 폭력 사건은 7만건을 넘습니다. 하루에 1300건 정도 폭력 사건이 일어나는 셈인데 올 1~3월 대비 40%가량 늘어난 셈입니다. 이달 16일에도 전국에서 접수된 폭력 사건은 1158건입니다. 경찰들에게 폭력 사건의 원인을 물어보면 한숨부터 쉬며 답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술자리를 찾고 있는데 이와 함께 폭력 사건도 늘어났다는 겁니다. 폭력 현장으로 가면 인사불성이 된 사람들을 말리는 것도 경찰에겐 힘든 일이라고 합니다.
음주로 인해 타인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습니다. 바로 음주운전입니다. 음주운전 역시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올 4~5월 전국에 접수된 음주운전 건수는 5만4474건입니다. 하루 평균 973건 정도 발생하는 셈입니다. 특히 술의 중독성 때문에 음주운전의 경우 재범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회 이상 적발된 상습 음주운전자 수는 16만2102명입니다. 3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 역시 7만4913명입니다. 이는 3년 간 전체 음주운전 적발 건수의 20.5%에 달합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난 술버릇이 좋은 편이야." 하지만 술은 언제나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억을 잃을 수 있고 충동을 억제 못할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술을 절제해서 마시지 않는다면 폭력 등 안 좋은 사건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이죠.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후회할 일을 남기지 않습니다. 자신을 과신하는 것보다는 확실한 방법 아닐까요?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