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금리 올리는데…나홀로 저금리 고수
"임금 상승·소비 확대 위해 금융완화 정책 지속"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1월19일 도쿄의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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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미국 등 세계 각국이 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일본은행은 '나홀로' 저금리 정책을 이어가기로 했다.


17일 일본은행은 정책위원회·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기로 했다.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도록 상한 없이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엔화 가치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된 정책들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미 각국은 금리를 인상시키고 있는 가운데 일본만의 '나홀로' 저금리 정책이 이어지면서 엔화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7월에 0.25%p 올리고 오는 9월에도 재차 인상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날 일본은행의 결정이 나온 직후 엔화는 달러당 134.53엔까지 떨어졌다. 지난 13일에는 24년 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135.6엔까지 하락한 바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급격한 엔화 약세는 기업이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을 곤란하게 하는 등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환율을 목표로 정책을 운용하지는 않을 것이며 물가 안정이 금융정책의 목표"라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금융완화를 고수하는 것은 저조한 물가상승률과 국채이자 부담 떄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화 약세와 곡물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일본의 4월 소비자물가는 2.1% 상승했다. 2015년 3월(2.2%) 이후 7년 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지만 같은 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평균인 9.2%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와 엔화 약세를 통해 투자 증가와 수출 개선을 노리고 있다. 이를 통해 임금 인상, 소비 확대를 야기해 물가 상승 선순환을 기대하는 것이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인 2%대를 기록했지만 이는 외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판단해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할 예정이다. 구로다 총재는 "임금 상승을 지속하기 위해 금융완화를 끈기 있게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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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이자 부담도 원인이다. 일본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10년물 국채금리 변동 허용폭 상한을 0.25%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구로다 총재는 상한을 올릴 것이냐는 질문에 "그러면 금융완화 효과가 약해진다"고 답했다. 장기금리가 오르면 일본정부 부채의 대부분인 10년물 국채 이자 상환 부담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국채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000조엔(약 9700조원)을 돌파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1%p 올리면 정부의 연간 원리금 부담액이 3조7000억엔 증가한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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