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고용 취약계층 부담 커"
中企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해야"

내년 최저임금도 업종과 무관하게 단일 금액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업계에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당장 내년에는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이 이뤄지지 않게 됐다. 현행법이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산업계의 요구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어서 업종별 구분 문제는 향후 최저임금 협상에서도 지속적으로 뇌관이 될 전망이다.


17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가 논의된 결과 내년에도 단일 적용하기로 결정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해 적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현행법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국내에서는 최저임금 제도 시행 첫해인 1988년에만 업종별 구분이 적용됐고 이듬해부터는 모든 산업에 동일하게 적용돼 왔다.

이번 결정으로 산업계에선 실망감과 함께 최저임금을 둘러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정책팀장은 "최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상당수가 경영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업종별,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최저임금 차등화가 무산되면서 고용 취약계층의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업종별로 기업의 지급 능력과 생산성 등에서 차이가 큰 상황에서 코로나19에 이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위기를 겪는 기업들이 많은 업종의 경우 최저임금 수준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소기업계에서 한계 상황에 도달한 업종에 대해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절실하다고 줄곧 강조해온 이유다. 실제로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최저임금 수준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조사한 결과 현재 정상적인 임금 지급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29.0%에 달했다. 최저임금 구분적용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3.7%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합리적인 구분기준으로 ‘업종별’을 꼽은 기업이 66.5%로 가장 많았다. 그 만큼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이 필요성을 절감하는 기업이 많았다는 얘기다.

산업계에선 내년에 업종별 구분 적용이 무산됐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저임금이 이미 주요국 대비 높은 상황에서 물가상승 등 경기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기중앙회의 조사에서도 중소기업 10곳 중 6곳(59.5%)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53.2%)하거나 인하(6.3%)해야 한다고 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는 중소·영세기업의 지불능력을 감안한 최저임금 속도조절과 구분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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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 역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한 의제가 다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공익위원들이 업종별 구분 적용 시행 여부와 시행이 된다면 구체적인 방법 등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진행해 내년도 심의 전 고용노동부에 관련한 내용을 제출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며 "이것을 근거로 내년도에는 좀 더 활발하게 논의가 지속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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