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내리고 규제 푼 '민주성'…다음 카드는 상속·증여세 개편?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세종), 박선미 기자]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첫 경제정책방향(경방)의 핵심 취지는 ‘법인세 인하’ 카드를 필두로 민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경제운용 주체를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시장’으로 확실히 규정하고, 이를 위해 각종 세제지원 및 규제개혁에 중점을 뒀다. 나아가 내달 중 발표될 세법개정안에서 상속·증여세 감면 등 이번 경방 기조를 뒷받침할 추가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정부가 발표한 경방 중 기업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린 대목은 ‘법인세 인하’다. 정부는 앞서 문재인 정부가 2018년 25%로 인상한 법인세 최고세율을 다시 22%로 환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업들의 국내외 유보소득 배당에 대한 과세 부담도 대폭 줄이고 가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납부유예제도도 신설됐다. 대내외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 및 고용창출 유인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번 경방에서는 법인세 인하의 ‘큰 틀’만 제시됐을 뿐, 구체적 과표구간 개편안은 담기지 않았다. 현행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일반법인 기준)은 ▲2억원 이하(10%)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20%) ▲200억원 초과 3000억원 이하(22%) ▲3000억원 초과(25%) 등 4단계다. 과거 2단계 세율구조를 유지하다 2012년부터 3단계, 2018년부터 4단계로 구분해 적용돼 왔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전체와 비교해 봐도 가장 복잡할 뿐 아니라 4단계 누진세율 적용국가는 한국이 유일무이하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OECD 가입국의 대부분인 35개국은 단일세율 체계를 택하고 있고 네덜란드는 2단계, 룩셈부르크는 3단계를 각각 적용한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누진세율은 법인이 벌어들인 소득을 최종적으로 귀속되는 개인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조세 원리에 맞고, 법인 단계에서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기업의 투자 여력을 축소하게 돼서 선진국의 법인들과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다"면서 "불합리한 4단계 누진세율 구조를 단순화해서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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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단순히 25%의 법인세율이 적용되는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없애는 방식이 아니라 최고세율(22%)이 적용되는 과표구간에 대한 조정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경우 중소기업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고, ‘대기업 감세’라는 비판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방안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며 추가 논의를 거쳐 내달 세법개정안 발표때 구체 방안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이번 경방에서 빠진 ‘상속·증여세’에 대한 합리적 개편도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상속세 과세방식과 세율의 합리적 개편방안 검토’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상속세와 소득세(45%)의 최고세율 합계는 95%로 일본(100%)에 이어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고, 기업승계 시 최대 주주 할증평가를 적용하면 105%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적정 상속세율 수준을 ‘30%’로 제안했다. 아울러 과세방식 또한 현행 ‘유산세형’이 아닌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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