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째 출근도 못한 강석훈…산은 부산이전 갈등 최고조
출근 저지 투쟁 장기화 조짐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산업은행 노조원들이 산업은행 본점 부산이전 추진 관련 회장 내정자 및 정부 입장 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부애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을 둔 갈등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임명된 지 열흘이 지나도록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 투쟁으로 취임식 조차 갖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측은 "윤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며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는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사 앞에서 조합원 등 약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논리에 의한 산업은행 지방 이전을 고집할 경우 이는 정권을 넘어 우리 경제에 재앙으로 작용하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강 회장은 첫 출근 시도를 하던 날 언론과 직원들 앞에서 노조에 ‘지방 이전 문제도 함께 논의하자’면서 대화 의사를 밝혔으나, 실제 대화 과정에선 회장으로서의 책임의식이나 구성원의 정서에 대한 이해를 결여한 채 대통령 공약사항이란 정권의 입장에서만 현 상황을 판단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아울러 "물가 급등으로 세계 주요국의 통화 긴축,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금융·외환시장이 복합위기를 시작해 정책수단을 총동원 하겠다’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근 발언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국책은행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경제위기에 대처할 안전판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노조는 "강 회장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면 이제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면서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는 지금이라도 회장을 통한 이전 압박을 멈추고,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실효성 검토를 시행한 후 이를 근거로 한 입법기관 국회의 판단을 존중하길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산업은행 노조는 강 회장이 임명된 지난 7일 이후 현재까지 본점 부산 이전론 철회를 요구하며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강 회장과 노조는 회동을 갖고 물밑접촉을 이어가곤 있지만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진 못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며 강 회장은 취임식 조차 갖지 못한 채 여의도 모처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에서 외부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강 회장은 전날 재차 출근을 시도하며 부산 이전 문제를 논의할 상설기구를 제안했으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행정부로부터) 법 개정 이전에 (산은을) 내려보내란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강 회장은) ‘노조와의 합의 없이는 절대로 이전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었어야 한다"면서 "어용기구, 유령기구를 만들어 대화하자고 하지만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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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선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M&A) 무산되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각 국 경쟁당국의 견제로 어려움에 봉착한 가운데서다. 국책은행 한 관계자는 "앞서 낙하산 논란으로 약 한 달간 갈등을 빚었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사례를 제외하면 그간 출근 저지 투쟁이 열흘을 넘긴 사례는 드물었다"면서 "그만큼 산업은행 내부의 불안감이 큰 상황으로, 자칫 갈등이 길어지면 각종 현안이 줄줄이 경색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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