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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이현우 기자]"‘울트라 비둘기(ultra-dovish·극단적인 통화완화파)’마저 돌아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 스텝 직후, 오랜 기간 양적 완화 방침을 고수하던 스위스마저 기습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시장에서는 ‘도미노 긴축’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칫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외자 유출·환율 급등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탓에 주요국의 긴축 시계도 더 빨라지는 모양새다. 글로벌 경기침체 경고음도 한층 커졌다. 루미스세일즈는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75%로 제시했다.

◇美 자이언트스텝 직후 영국, 스위스 등 도미노 인상

16일(현지시간) 스위스중앙은행(SNB)은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당초 동결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15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린 것이다. 토머스 요르단 SNB 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며 "추가 금리 인상 또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결정은 스위스가 그간 주변국들의 긴축 행보에도 양적완화를 고수해온 소위 ‘울트라 비둘기’ 진영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는 Fed의 고강도 긴축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까지 7월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에서 환율·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세계 자산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SNB는 스위스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40% 규모인 1조달러(약 1293조원) 이상을 전 세계 금융계에 투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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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기준금리를 1.25%로 0.25% 올렸다. 5연속 인상을 통해 영국의 금리는 2009년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BOE는 오는 8월에도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헝가리 중앙은행 또한 1주 예금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 역시 미국과의 금리 역전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인상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쟁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금리 덮친다… 경기침체 우려 커져

문제는 이러한 도미노 긴축이 글로벌 경기에 미칠 여파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고환율, 고금리까지 덮치며 경제 체력이 취약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금융위기가 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세계 통화정책을 좌우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 외자 유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브리엘라 산토스 JP모건 글로벌시장전략가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생각보다 더 매파적"이라며 "이는 연말 또는 내년 초 경기침체의 확률을 높인다"고 전했다. 루미스세일즈의 안드레아 디센소 부사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75%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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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침체 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는 미국의 경우 이미 경제지표에서 부진이 확인된다. 이날 공개된 5월 신규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14.4% 줄어 13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전반적인 건설경기 역시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6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제조업 활동 지수(-3.3)는 마이너스로 전환, 위축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최근 Fed의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치솟으며 부동산시장 냉각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 금리는 5.78%로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일주일 만에 0.55%포인트 뛰어오른 것이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의 마이크 프래탄토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수요가 상당히 가파르게 줄었다"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경기침체 공포로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만 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종가 기준으로 다우지수 3만 선이 무너진 것은 작년 1월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3.25%, 4.08% 하락 마감했다.


◇韓 경제·기업도 타격 불가피

글로벌 경제의 위축은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도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17일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한 것도 긴축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업황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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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점점 높아지는 금리는 결국 누적돼 올해 후반기부터 세계 경제에 더욱 부담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까지는 수요 둔화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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