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비율 구제받은 보험사들…변별력 우려도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금융당국이 RBC(지급여력) 비율이 급락한 보험사들을 위한 구제방안을 마련하면서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DGB생명과 NH농협생명, 한화손해보험, DB생명, 흥국화재 등 RBC 비율이 권고치인 150% 이하로 떨어졌던 회사들이 크게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RBC 비율 산출기준이 변경되면서 보험사간 편차가 줄어 자본건전성에 대한 변별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사의 RBC 비율 하락에 대응해 LAT(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 제도) 잉여액을 RBC상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이달 말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LAT는 내년 보험사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원가 평가보다 부채가 클 경우 그 차액만큼을 추가 적립해 자본건선성을 높이게 한 제도다.
금융위는 보험사들이 RBC 비율 산출 시 LAT 순잉여액의 40%를 매도가능채권 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에 가산할 수 있게 했다. LAT 잉여액이 가용자본에 들어가면서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최근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급락한 데 따른 완충 조치다. RBC 비율은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보통 150% 이상을 권고한다.
올해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 가격이 하락해 RBC 비율이 급락했다. 1분기 말 기준 RBC 비율은 DGB생명이 84.5%, 한화손해보험 122.8%, NH농협생명 131.5%, DB생명 139.1%, 흥국화재 146.7% 등 5개사가 권고치 이하로 하락했다.
2분기에도 시장금리가 상승해 이들의 RBC 비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었지만 이번 금융위 조치로 이들의 RBC 비율은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는 변경된 산출기준을 적용해 추정한 RBC 비율이 DGB생명 146%, NH농협생명 202%, 한화손보 210%, DB생명 150% 등이라고 분석했다.
한기평은 이번 산출기준 변경이 현행 RBC 제도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부채를 원가평가하는 현행 회계기준 하에서는 금리가 상승하면 금리부자산의 가치 하락은 즉각적인 순자산 감소를 야기하는 반면, 부채의 가치하락은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RBC 비율이 하락하는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다만 산출기준 변경으로 RBC 비율의 업체 간 비교 가능성이 낮아지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제도 변경의 혜택이 자본관리를 부실하게 한 일부 보험사에만 돌아가는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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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정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전략 하에 유가증권 상당 부분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해 온 회사의 경우 매도가능채권 평가손실 규모(인정한도)가 작아 이번 제도 변경 수혜를 누릴 수 없다"며 "반면 저금리기에 유가증권 계정재분류(만기보유증권→매도가능증권)를 통해 RBC 비율 상승 효과를 누렸던 회사들은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해 LAT 순잉여액 상당 부분을 가용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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