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잇따른 총기 사고에도 법안 통과 가능성은 '희박'
"친구 피 묻히고 죽은척 했어요"…생존자 '눈물의 청문회'에도
하원 통과 불구 현지 언론들 "공화당 반대로 상원통과 어려울 것"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퍼터킷에서 셰이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정부의 총기 정책에 항의하며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최자인 재커리 핀토(17)는 학생들이 지난주 텍사스주 유밸디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좌절하고 분노했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나연 인턴기자] 초등학교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고로 미국 내에서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관련 규제 입법은 또다시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미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8일 미 하원에서 통과된 총기규제법 '아이들을 보호하는 법(Protecting Our Kids Act)'이 상원에서는 부결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법안은 공격용 무기 구매 가능 연령을 18살에서 21살로 올리는 내용 등이 담겼다.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려면 60표 이상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전체 100석의 의석 중 절반인 50석을 차지한 공화당 쪽에서 이 법을 지지하는 의원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하원에서 이 법안은 찬성 223 대 반대 203으로 통과됐지만 법안을 지지한 공화당 의원은 10명 정도에 불과했다.
AP 통신 등은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법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규제 강도를 대폭 낮추는 타협안이 아니면 공화당이 협조할 의사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척 슈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9일 협상이 진전을 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타협안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내에서 총기규제를 강화하라는 여론은 커지고 있으며 특히, 재계가 나서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른바 '붉은 깃발법'(Red flag laws)의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법안은 정신질환자나 범죄 전력이 있는 개인이 총기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총기 규제에 관한 여러 법안들 가운데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조회 확대와 더불어 미국 국민의 지지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미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 건수는 고등학교 총기 사고 건수를 넘어섰다. 통신은 미 교육통계센터(NCES)가 국토방위안보센터(CHDS)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0-2021학년 미 전역의 총기 사고 발생 학교는 총 145개교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중 사고 장소가 가장 많은 곳은 초등학교로, 59개교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2001학년도 이후로 가장 많은 것이다.
지난 8일 열린 하원 총기 난사 사건 청문회에서 열린 총기사건 생존자 및 희생자 증언에서 텍사스 유밸디 롭 초등학교 4학년생인 미아 세릴로는 지난달 24일 총기사건을 증언하기도 했다. 세릴로는 증언에서 "그 사람이 다시 교실로 올 것 같았다"며 "옆에 있던 죽은 친구 피를 온몸에 문지른 다음 가만히 죽은 척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텍사스 주 남부 유밸디에 위치한 롭 초등학교에서 18세의 히스패닉계 미국인인 살바도르 라모스가 총기를 난사해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라모스는 현장에 출동한 국경순찰대와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사살됐다.
한편 더힐에 따르면 '아이들을 보호하는 법'은 반자동 소총을 구매할 수 있는 연령을 기존 18세에서 21세로 높이고, 15발 이상의 총알이 들어가는 대용량 탄창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련번호 없이 조립된 이른바 '유령 총기'에 대해 신원 조회를 도입하고 반자동 소총을 자동소총으로 만들어 주는 장치인 '범프스톡'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법안은 이와 함께 미성년자가 있는 가정은 총기 보관을 더 엄격히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총기 구입 시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법안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7개 조항을 무더기로 수정하는 법안이 상정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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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서 지난 7일까지 미국에서는 총기 난사 사고로 최소 256명이 죽고 1010 여명이 부상당했다. 미국 의회조사국과 연방수사국(FBI)은 '총기를 동원한 살인 사건에서 범인을 제외하고 한 번에 4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를 총기 난사 사고로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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