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설문조사 응답 변호사 70% 이상 "경찰 수사 지연 경험"… "이유는 수사 역량 부족"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155명의 응답 변호사 중 73.5%가 경찰 단계에서 수사지연 사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2.5%가 경찰 수사지연의 이유로 '수사역량' 부족을 들었다.
변협은 지난달 6일부터 17일까지 12일간 전국의 회원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형사사법제도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온라인 방식(이메일)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에는 모두 1155명의 변호사가 응했다.
먼저 '고소 사건 진행 과정 중 경찰 수사 단계에서 조사가 지연되거나 연기된 사례를 직접 경험한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3.5%가 '있다'고 답했다.
'경찰의 수사 지연을 경험한 경우, 그 빈도가 대략 어느 정도 되나요?(고소건수 대비 %)'라는 질문에는 782명의 응답자 중 21%(168명)가 '50% 이상'이라고 답했고, '100%'라고 답한 응답자가 66명(8%), '80%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70명(9%)으로 집계됐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의 형사 고소 사건이 적정한 기간 내에 적절하게 처리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2.5%가 '아니다'고 답해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현재 경찰의 고소 사건 처리 기간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소사건 처리 지연과 관련하여 지연사유에 대한 안내, 설명, 통지 등을 받은 사실이 있었나요?'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1146명 중 57%가 '없다'고 답했고, 27.8%가 '여러차례 문의하여 어렵게 설명들었다'고 답했다.
'고소사건의 조사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 경찰의 답변은 무엇이었나요?'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526명 중 285명(54%)이 '사건 및 업무 과다로 인한 지연'이라고 답했다.
'경찰의 불송치결정시 그 결정 이유가 어느 정도로 구체적이고 명확하였나요?'라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58.9%가 '대체로 불명확했다'고 답했고, '매우 불명확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16.9%에 달했다.
'경찰의 수사지연으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피해를 입은 적이 있었다면 기재해 주세요'라는 주관식 질문에 답한 248명의 응답자 중 159명(64%)이 '실질적 피해' 사실을 기재했고, 61명(25%)이 '의뢰인 불만'을 기재했다.
복수 체크가 가능했던 '귀하가 생각하는 경찰의 고소사건 수사 지연 등의 주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라는 질문에는 1133명의 응답자 중 72.5%가 '경찰의 수사 역량 부족'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경찰의 과도한 사건 부담(62%), 검사의 수사지휘 폐지(34.8%), 검찰의 직접수사 폐지(29.7%) 등 답변이 뒤를 이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과 비교하여 조정 이후 경찰의 수사 지연이 심각하다고 보는지요?'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6.1%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경찰의 수사 지연에 대한 현실적인 보완책이나 대책은 어떤 것이 있을지 자유롭게 의견을 기재해 주세요'라는 주관실 질문에는 562명의 응답자 중 192명(34%)이 경찰 인력확충, 교육 등 '경찰역량강화'라고 답했고, '검찰의 수사권 회복'이라고 답한 사람이 142명(25%), 수사지휘권 회복 등 '검경수사권 재조정'이라고 답한 사람이 73명(13%)으로 나타났다.
변협은 "이번 설문조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변호사들이 대리한 형사고소 사건이 경찰 수사단계에서 조사지연, 수사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지 현황을 파악하고, 이와 관련한 개선 대책 등을 강구하기 위해 실시됐다"고 밝혔다.
변협은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3.5%가 경찰 단계에서 수사지연 사례를 경험했으며, 응답자의 57%는 수사지연과 관련한 경찰의 안내·설명·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답변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여파가 아직 잔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또 변협은 "국민의 기본권과 권리 보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형사사법체계의 변화는 법률 전문가와 국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뒤 충분한 논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그 진행 과정에서 형사사법 기능의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대비를 갖춰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며 "또한, 한번 변경된 이후에는 제도가 충실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각도에서 면밀하게 분석해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등의 후속 조치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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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일선 경찰의 수사 인력과 제반 여건은 민생범죄에 관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건 처리와 법리적 적용면에서 변호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한변협은 앞으로도 국민의 권리 보호에 조금이라도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현재의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개선을 촉구하는 등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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