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서울고등검찰청장 /강진형 기자aymsdream@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서울고등검찰청장 /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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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이성윤 서울고검장의 '수사외압'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피고인과 관련된 공소사실을 위주로 공소장을 변경할지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검사에게 주문했다.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이 고검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재판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달 법원 정기인사로 재판부 구성원 3명이 전원 교체돼 이날 공판 절차가 갱신됐다.

이 과정에서 변호인은 검찰이 이 고검장 개인의 혐의와 무관한 내용 상당수를 공소장에 기재해 '공소장일본주의'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공소장일본주의란 검찰이 기소 단계에선 범죄사실만을 적은 공소장을 제출하고, 예단이 생길 수 있는 서류나 증거물을 첨부하거나 인용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다.


변호인은 "(검사가) 투망식으로 (공소사실을) 여러 개 던져놔 무엇을 방어해야 할지, 피고인 측으로선 난감하다"며 "핵심적인 것은 결과가 뭐가 나왔는지가 아니라 '피고인이 어떤 행위를 구체적으로 했다'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법무부나 청와대 관련 내용이 있다"며 "피고인의 공소사실과 관련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사실관계만 단순 기재됐는데, 이 재판에서 그 부분까지 사실관계를 입증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법무부 관계자의 지휘 등도 (외압 과정에서) 작용했는지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는 검사의 대답에, 재판부는 "현재로선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공소사실 같다"며 "향후 증언 과정에서 (관련성이) 나올 수 있겠지만, '나올 수도 있다'는 걸 전제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을까 싶다"고 다시 지적했다.


검사가 "공소사실과 연관성이 있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벌어진 사실을 확정하기 위해 기재한 내용"이라고 강조했지만, 재판부는 "이 재판은 피고인에 대한 재판이다"며 "청와대 등과 (피고인이) 무슨 관계인지 나와야 하는데 그건 없이 사실관계만 기재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검찰은 공소사실 변경이 필요한지 확인해달라"며 "피고인에게 관련 있는 부분으로 좁혀서 심리해야 할 것 같다"고 주문했다.


2019년 이 고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팀에 "출국금지가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고검장이 안양지청 지휘부에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하고 수사 결과를 왜곡하도록 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반면 이 고검장 측은 사건에 관여한 적이 없고, 개입할 동기도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날 증인신문이 예정된 이현철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이유로 3회째 불출석했다. 이 부장검사는 당시 안양지청장으로 일하면서 수사팀의 보고를 대검찰청에 전달하고 대검찰청의 지시를 다시 수사팀에 전달해 이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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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인 내달 15에 검찰과 변호인이 향후 입증계획을 다시 듣고, 이 부장검사의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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