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혼란에 우크라 사태 덮쳐 '태양열·풍력 발전비용 올랐다'
친환경 설비 생산비용 증가 '그린플레이션' 우려 커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태양열,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생산 비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생산 비용이 오르면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 상당수가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각 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친환경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나타나는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드 매킨지와 미국 태양에너지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해 말 완공 예정이었던 태양광 사업 중 3분의 1가량의 일정이 연기됐다. 또 올해 완공이 예정됐던 태양광 사업의 13%가 이미 일정을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됐다.
태양광 업체들이 치솟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태양광 패널, 풍력터빈 등 주요 친환경 설비의 생산비용이 높아진 데다 유가 상승으로 운송 비용도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공급망 혼란으로 비용이 오르고 있던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도 발발하면서 비용 상승 위험은 더 커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장기 하락세를 보이던 친환경 에너지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레벨텐 에너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풍력과 태양열 에너지 장기 구매 계약 비용은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태양열 에너지 구매 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12.1%, 풍력 에너지 가격은 19.2% 올랐다.
특히 미국에서는 중국산 친환경 제품에 부과한 관세 탓에 비용 상승 우려가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주요 친환경 설비 부품과 태양광 전지의 주요 공급 국가다.
프랑스 신재생 에너지업체 엔지의 데이브 캐롤 북미 사업 대표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용 예측이 1년 전보다 훨씬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여파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덴마크 풍력발전업체 외르스테드의 유가 상승에 따른 용선료 상승이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풍력발전에 사용되는 블레이드는 그 크기 때문에 선박 외에 다른 운송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로 해상 운송이 어려워졌을 때 풍력 발전업체들이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용선료가 오르면서 풍력 발전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더 커졌다.
다만 번스타인 리서치의 디파 벤카테스와란 선임 애널리스트는 현재 나타나는 문제들은 단기적인 문제들이라며 장기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산업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수요는 결국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P 추산에 따르면 태양열을 이용해 1메가와트시(MWh)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은 2010년 381달러에서 지난해 45달러로 떨어졌다. 풍력 발전에 의한 전력 생산 비용도 같은 기간 89달러에서 48달러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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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가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기준 풍력과 태양열 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4%, 4%를 기록했다. 5년 전 각각 3.8%, 1.4%에서 2~3배씩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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