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일간지 출판팀장이 된 곽아람 기자가 대학 시절의 공부 여정을 되돌아보며 지금의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 써내려간 에세이다. 부제목 “글 쓰는 사람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20년 동안 어떻게 글 쓰는 직업을 지속할 수 있었는지 그 지속성의 출처를 말하고자 한다. 대학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수강한 과목을 순차적으로 구성했다. 이 책은 실용이라는 구호에 밀려 교양 강의가 축소되고 팬데믹의 영향으로 강의실이 망가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대학에 바치는 비가(悲歌)이기도 하다.

[책 한 모금] 글 쓰는 사람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공부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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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地上)의 강의실에서 우리는 천상(天上)의 언어를 배우고 있었고, 그 언어는 대부분의 수강생들에게 삶의 잉여였지만 분명 ‘위안’이었다. 세상은 우리에게 ‘쓸모’를 요구하지만, 유용한 것만이 반드시 의미 있지는 않으며 실용만이 답은 아니라는 그런, 위로.

“공부가 당신을 위로해 줄 것이며, 즐겁게 해 줄 것이다. 공부가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면 슬픔과 근심, 혼란스러운 시름의 고통이 침입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공부야말로 가장 안전한 보호막이다.”


세월이 흘러 나는 ‘천상의 양식’과는 동떨어진 ‘지상의 밥벌이’를 위해 일하게 되었다. 당장 입 안에 밥을 넣어주지 않는 인문학 따위는 팔자 좋은 이들의 유희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렇지만 나 자신이 조직의 부품에 불과한 것만 같을 때, 쓸모라곤 없는 것 같을 때, 그래서 마음이 괴로울 때, 위로와 안식을 주는 건, 내가 떠난 지 오래된, 그저 ‘잉여’에 불과하다 여겼던 그 공부의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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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위로 | 곽아람 지음 | 민음사 | 328쪽 | 1만6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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