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권력 가져선 안돼" 푸틴 겨냥한 바이든 발언 '후폭풍'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들을 두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더는 권력을 유지해선 안된다"는 발언은 러시아의 인위적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미 행정부의 기조에서 벗어나 도마 위에 올랐다. '도살자', '살인 독재자' 등 발언들을 두고는 러시아에 맞선 동맹국들의 단합을 위한 고도의 외교적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격앙된 감정에 따른 실언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을 두고 동맹국인 유럽 내에서도 거부감과 감탄이 뒤섞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순방 마지막 일정인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국인 폴란드에서 "이 사람이 더는 권력을 유지해선 안된다(this man cannot remain in power)"고 밝혔다. 이는 사전에 준비되거나 조율되지 않았던 즉석 멘트로, 주요 외신들은 즉각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대대적으로 쏟아냈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만난 직후 푸틴 대통령을 '도살자'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살인 독재자', '전범'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표현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의 찰스 쿱찬은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은 여러 메시지에 대해 NYT에 "유럽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메시지는 푸틴을 향한 것"이라며 "계속 싸우자는 독려는 우크라이나인을 향해, 침착함을 유지하자는 메시지는 유럽인들을 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을 향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설명이다. 이탈리아의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부 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그만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는 단어를 사용했다"며 "매우 분명한 연설, 단호한 말"이라고 언급했다. CNN을 비롯한 일부 외신은 바이든이 '권력' 관련 발언을 하기 직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 대한 폭격 사실을 보고 받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멘트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줄리앤 스미스 NATO 주재 미국 대사도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나 들은 일들에 대해 인간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CNN에 밝혔다.
하지만 비판도 쏟아진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자체가 한 국가에 대한 정권 교체를 시사하는 만큼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것은 바이든 씨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오직 러시아 연방 국민의 선택"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도살자' 발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나는 이런 말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를 멈춰 세우려면 단어 사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인 토비아스 엘우드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러시아 국민의 몫"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현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자국에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냈다. 터키, 중국 등이 푸틴 대통령에게 멈춰설 것을 설득하도록 중재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애런 데이비드 밀러 선임연구원은 "여러 면에서 단 한 마디가 연설의 의도를 잊게 만드는 연설"이라며 "진심에서 우러나온 실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언급했다.
백악관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하거나 침략을 할 권한을 부여 받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어떤 (국가의) 정권교체 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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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바이든 대통령이 27분간의 연설 중 즉석으로 9개 단어로 푸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함으로써 미국의 기존 정책을 뒤집는 놀라운 발언을 내놨다"며 "9개 단어가 전 세계적 대소동을 촉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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