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취임 1주년 인터뷰
"최적 위치 새만금 콤비나트 사업, 민간기업 돈 버는 모델 만들어야"
농산물 B2B 온라인 거래소 설립 임기 내 목표…TF 구성
軍급식 개혁 시범사업 35개 부대로 확대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취임 1주년을 기념해 본지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취임 1주년을 기념해 본지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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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이은정 아시아경제 경제부장, 정리=김혜원 기자] "식량안보는 경제성을 따져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국방안보에서 누가 경제성을 따집니까.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이 20%에 머물러 있어요. 5분의4를 외국에서 수입하는 마당에 전염병과 전쟁 변수가 터지니 곧바로 수급 불안에 시달리잖습니까. 기후변화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그래서 식량안보가 무척 중요한 겁니다."


차분했던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새만금 식량·식품 콤비나트’ 구축 사업이 과연 경제성이 있겠느냐는 질문 때문이었다. 김 사장은 지난 21일 aT센터 집무실에서 취임 1주년을 기념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했다. 대담의 주제는 식량안보, 저탄소 식생활, 군 급식 개혁 등 크게 3가지였는데,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1670년대 초반 약 100만명이 굶어죽은 경신대기근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근래 들어 식량안보 위기감에 사로잡혔다고 했다. 김 사장이 지난해 3월 취임 직후부터 열정을 쏟은 식량·식품 콤비나트 사업은 어렵게 첫발을 내디뎠다.

-새만금에 곡물가공유통기지를 만들겠다는 사업의 추진 경과는 어떤가.

▲취임하자마자 기획재정부 등 재정 당국을 찾아가 사업의 취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올해 규모가 크지 않지만 처음으로 예산을 따냈다. 이 돈으로 사전 타당성 용역을 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벌크 전용선 부두를 먼저 만들어야 하는데 몇만 t이 적당한지 등 항만 조성을 위한 사전 조사를 할 계획이다. 최종 목표까지는 솔직히 갈 길이 멀지만 작은 씨앗을 싹트게 하고 잘 키워 열매를 맺어보려고 한다.


-구상하는 모델이 있나.

▲식량·식품 콤비나트 사업은 결국 민간 기업이 돈을 버는 모델로 가야 한다. 지정학적인 여건은 네덜란드 노트르담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인도인들이 고기를 본격적으로 먹는다고 생각해 보라. 곡물 소비량이 엄청나게 늘 거다. 중국도 있다. 아시아 시장의 미래성은 무한하다. 새만금을 거점으로 해 벌크선으로 곡물을 실어다가 물류비나 하역비는 낮추고 가공 처리 시설을 만들어 연계 비용을 줄이면 4대 메이저 곡물 업체(ADM·번지·카길·LDC)도 관심을 보일 것이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국내 업체 중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도 있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식량위기 공포가 더 커졌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남미 가뭄 영향으로 곡물 가격이 급등세다. 18일 기준 밀과 옥수수, 대두 선물 가격을 보면 지난해 대비 각각 67%, 34%, 18%씩 올랐다. 하반기 곡물 수입 단가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싼 가격도 문제지만 올해 해당 지역에서 곡물 생산이 더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구촌 전체가 수급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밀, 옥수수, 대두 연간 수입량의 9.4% 정도를 들여오는데 절반 이상을 선적 완료했지만 일부 물량은 계약 불이행 가능성이 있어 타국산으로 대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초대석]김춘진 "식량안보 경제성 따져선 안돼…콤비나트 타당성 용역 착수" 원본보기 아이콘


-우리는 곡물과 식량 자급률이 유난히 낮다.

▲공사의 이름에 ‘유통’이 들어가서 유통 회사인 줄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공사의 주요 업무는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있다. 하지만 최근처럼 전염병 발병으로 국경이 봉쇄되거나 전쟁이 발생하면 해외에 아무리 곡물이 많아도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 우리는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특히 곡물 자급률은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인 20.2%에 불과하다. 사료용 소비를 포함하지 않은 식량 자급률도 45.8%로 2016년(50.8%) 이후 50%대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안정적인 곡물 생산 기반을 강화해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 올해에는 밀과 콩 자급률 제고와 소비 촉진을 위해 공사 내 식량자급관리단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답을 찾자’는 경영주의다. 현실 체감은.

▲그동안 국내외 유관기관과 업체를 380여회 찾았다. 약 11만㎞, 지구 3바퀴에 해당하는 행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 속 전 세계적인 물류대란으로 배편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수출 업체의 어려움이 컸다. 국적 선사 HMM을 통해 미국 서안과 호주 노선에 농수산식품 전용 선복을 구하고 대한항공과 제휴해 딸기 수출용 전용기 운행을 지원했던 게 생각난다.


-취임 1년이 됐다. 기억에 남는 성과와 남은 임기 내 경영상 목표는.

▲지난해 한국 농수산식품은 수출 100억달러 벽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정확히 113억7000만달러였다. 농수산식품 수출 강국 실현을 위해 또 한 번 도약하는 해로 만들겠다. 이제는 1000억달러 수출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스타 품목을 육성해 신남방 등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해외 물류 기반을 보강할 계획이다.


군 급식 개혁도 중점 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 4개 부대(대대급)에서 시범 사업을 실시했는데 올해는 35개 부대(사단급·수납부대)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전국 단위의 공영 온라인 농산물 B2B(기업간 거래) 거래소 설립도 임기 내 목표다. 국책 사업 주관 기관으로 공사가 선정됐으며 내부적으로 온라인거래소TF를 만들어 준비에 착수했다.

[아시아초대석]김춘진 "식량안보 경제성 따져선 안돼…콤비나트 타당성 용역 착수" 원본보기 아이콘


‘DJ주치의’ 출신 3선 의원, 지금은 ‘저탄소 식생활’ 전도사

‘DJ(김대중) 주치의’ 출신의 3선 중진 국회의원이 이제는 저탄소 식생활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의 이야기다. 먹거리의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기후변화 위기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자는 게 그의 외침이다. 그렇게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라는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이 지난해 탄생했다. 28일 현재 지방자치단체(19개)와 교육청(9개), 관련 협회(38개)가 캠페인에 참여하며 전국적으로 빠르게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 사장은 국내에 만족하지 않고 캠페인을 ‘글로벌 그린푸드 데이’로 승화해 지구촌에 안착하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다. 인터뷰 당일에도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대사대리를 만나 동참을 제안했고 긍정적인 답을 듣고 왔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저탄소 식생활 전도사로서 그의 열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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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캠페인을 대표하는 그린푸드는 ‘김치’다. 김 사장은 오는 5월 뉴욕주 의회가 김치의 날 제정을 기념하는 공표식에 맞춰 현지에서 대규모 김치 홍보 행사를 열 계획도 세웠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에 이어 올해 버지니아와 뉴욕주에서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우리나라를 김치 종주국으로 인정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김 사장은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미국 전역에서 김치의 날을 제정할 때까지 뛰겠다고 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1%를 차지하는 먹거리 관련 온실가스 배출을 줄임으로써 전 세계 화두인 탄소중립 실현에 이바지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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