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포럼] 장애인의 참정권은 헌법이 보장한 정당한 권리이자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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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법률이 보장하는 참정권에 따라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선출할 권리를 가지며, 장애인의 참정권 또한 헌법이 보장한 권리인 동시에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명시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무입니다. 하지만 260만이 넘는 우리나라 장애인들은 정당한 참정권 보장을 위해 여전히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참정권은 단순히 투표를 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판단과 자기결정권이 국가를 운영하는 정치과정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 주체이자 공동체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국가의 주인임을 인식하는 과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기표용구로 도장을 찍는 것이 아니라 전 과정에서 동등한 정보와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장애인 참정권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요구들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고,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및 법원의 판결을 통해 그 "정당성"을 증명해 왔습니다. 누구보다 참정권 행사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에 공감하고 있던 저 또한 국회에 등원하자마자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거 공보의 면수 제한을 폐지하고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음성 또는 문서 형태의 디지털 파일을 저장 매체에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2020년 12월에 본회의를 통과하여 2021년 재보궐 선거부터 이러한 내용이 시행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또한, 2021년에는 투표조력을 받을 수 있는 장애 유형에 발달 및 자폐성 장애를 포함한 정신적 장애 유형을 추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중에 있지만 대선을 불과 열흘 남짓 남겨둔 2월 25일 서울중앙지법이 발달장애인들이 제기했던 참정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에 대해 ‘투표 보조 지원 임시조치 신청 건’에 대해 조정 성립을 결정함에 따라 이번 대선부터 발달장애인들도 투표보조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여러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점자의 특성에 맞게 면수 제한을 유연하게 개선한 취지가 무색하게 책자형의 2배 이내 라는 면수를 맞추려고 ‘책자형 선거공보’에는 없는 내용을 기재하거나 불필요하게 문단을 나눠 억지로 분량을 늘리기도 하고, 동봉된 저장매체인 USB가 PC 등에서 인식되지 않거나 저장된 파일을 불러오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2월 25일 중앙지법의 조정 결정과는 달리 발달장애인이 정당한 조력을 받지 못했거나 함께 동행한 가족이나 활동지원사가 어렵게 긴 시간 설명과 증명을 한 끝에 투표할 수 있었다는 문제제기 등 풀어야할 과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법률과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세심한 현장 조사와 모니터링, 사전 교육, 그리고 우리 사회 전반의 장애 인식과 윤리 의식의 재정비가 필요합니다. 장애인과 관련된 정책을 입안·수립하는 담당자들은 “장애인은 삶의 한순간에 스쳐가는 나와 상관없는 타인의 삶이 아닌, 어쩌면 나와 내 가족이 당할 수 있는 일을 먼저 겪고 있는 나의 이웃”이라는 절박한 인식을 가지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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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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