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경유 가격 리터당 2840원까지 등장

지난 21일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가 기름값 폭등에 따른 화물노동자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사진=화물연대본부 제공

지난 21일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가 기름값 폭등에 따른 화물노동자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사진=화물연대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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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하루 20만원 벌면 최대 12만원이 기름값으로 나가요”


트럭운전사 정호화씨(45)는 21일 이렇게 말했다. 한숨이 섞였다. 그는 20년째 14톤 트럭을 몰고 있다. 지금처럼 힘든 시기가 없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일거리가 줄고 요소수 파동을 거쳐 이번엔 유류비까지 치솟았다. 일하는 시간을 늘려보기도 했다. 수리비와 관리비만 더 많이 들었다고 한다. 정씨는 "두 아이의 아빠와 가장으로서 월 평균 300만원 버는데 최대 150만원의 유류비가 지출되다보니 먹고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물류종사자들의 유류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을 보면 22일 오전 8시 기준 휘발유, 경유의 리터당 전국 평균 가격이 각각 2001원, 1917원으로 기본 2000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전국 최고가는 휘발유 2872원, 경유 2840원으로 3000원에 육박했다.


물류종사자들은 유류비가 상승해 영업지출이 커졌다고 했다. 개인용달차 기사 마승초씨(63)는 “서울에서 경기도 수원으로 한 번 갈 때마다 운임비가 8만원인데 기름값으로 6만원이 나가니 사실상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배달기사 박모씨(37)는 “봄은 라이더들 사이에서 ‘보릿고개’로 불릴 정도로 배달 건수가 감소하는데 유류비까지 올라 주당 최대 12만원까지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기사 주경환씨(47)는 정부로부터 받는 유가보조금이 리터당 350원에서 230원으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주씨는 “1주일에 6만원으로 기름을 꽉 채워 운행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12만원어치 기름을 넣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가보조금은 유류세 따라 연동된다. 정부가 유가급등을 이유로 유류세를 인하해도 택배기사들이 부담이 커졌다고 하는 배경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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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종사자들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21일 오전 11시 광화문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노동자가 배제된 유가 대책에 화물노동자 포함 ▲유가연동운임 보장하는 안전운임제 전차종·전품목 확대 ▲화물노동자 적자운임 인상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윤중현 택배노조 우체국본부장은 “임금협상이 진행 중이며 유류비 상승에 따른 임금 현실화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사무국장도 “라이더들의 실태 파악 후 다른 영업용 자동차처럼 개별 소비세 완화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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