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 중 잇단 사망…커지는 사각지대에 불안한 확진자들
22일 재택 치료자 49만명 넘어
7개월 영아·50대 확진자 재택 치료 중 잇단 사망
방역당국 "이송·병상 효율화"
22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0만명 안팎을 기록하는 가운데 재택치료를 하던 확진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도 병원에 대신 연락을 취해줄 사람이 없는 1인 가구의 경우, 코로나19 재택치료에 대해 더 큰 불안감을 호소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재택치료자 수가 매주 두 배씩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의 관리 역량이 조만간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환자 응급 병상을 더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후 재택치료 중이던 50대 남성과 7개월 된 신생아 등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19일 서울 관악구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고 집에 혼자 머무르던 5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사망 전 가족들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몸이 좋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8일 경기도 수원에서는 태어난 지 7개월 된 확진 남아가 응급실 이송이 늦어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부모는 재택치료 중인 영아가 경기를 일으키자 119에 신고했다. 이후 구급대원이 6분 만에 도착했으나, 이미 영아는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치료 가능한 응급실 10여 곳을 수소문한 끝에 경기 안산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상황이 이렇자 재택치료 관리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고위험군에 집중하는 새 재택치료 체계를 적용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사망자가 나오자 방역체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60세 이상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중증 위험이 큰 '집중관리군'에만 건강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젊고 경증·무증상인 '일반관리군'은 스스로 건강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다만 현재 재택치료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재택치료자는 단기간에 더블링 현상을 보여 조만간 5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기준 재택치료 환자 수는 49만322명이다.
일부 확진자들은 "증상이 악화됐을 때 도움을 요청할 의료기관에 연결이 잘 되지 않고, 약 처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실상 방치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취업준비생 김모씨(25)는 "가족이 확진 판정을 받아 혹시나 해서 검사를 받았더니 확진이었다"며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후통과 두통이 심해져 보건소에 연락을 했으나 통화가 어려웠다"고 했다.
김 씨는 "답답하다. 이제 재택치료자들이 더 많아질 텐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치료'가 아니고 '방치'에 가까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위급 상황에 도움을 받기 어려운 1인 가구 또한 막막함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에 혼자 살고 있다고 밝힌 한 20대 누리꾼은 "확진 후 상비약이 없어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도움을 구할 곳이 없었다"며 "보건소에 연락을 해봤지만, 바빠서인지 전화를 받지 않더라"고 했다. 이어 "나는 아직 젊어서 괜찮지만, 독거노인 등 혼자 사는 노인분들은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19 확진으로 재택치료를 받았던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 또한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도 의료기관에 몇 번 전화했는데 전화 연결이 안 됐다"며 "재택 치료를 처음 받으신 대부분의 국민께서는 정보가 없다면 상당히 당황하고 혼란스럽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재택치료자가 잇따라 숨지는 상황이 발생하자 코로나19 환자 응급 병상을 더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최종균 중앙사고수습본부 재택치료반장은 21일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119 출동 건수, 이송환자 수를 감안해 이송체계가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소방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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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소아나 고령층 등 돌봄이 필요하지만, 보호자가 같이 있기 어려운 경우에는 생활치료센터 입소 대상"이라며 "이분들은 재택치료가 아니라,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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