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호각지세
이재명 지지자 "실력은 검증됐다"
윤석열 지지자 "부동산 실정, 정권교체는 해야지"
"서로에 대한 비난 자자했으면" 여론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이명환 기자, 김영원 기자, 강주희 기자] 3.9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대선 민심은 팽팽했다.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지지한다는 목소리와 실력과 능력이 검증된 후보에게 나라를 맡겨야 한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다.


19, 20일 주말 이틀간 경기도 수원과 안양, 서울 마포구, 강서구, 양천구 등 일대에서 시민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서울에서는 윤 후보, 경기도에서는 이 후보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느껴졌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국정운영 능력 등에 점수를 주는 반면, 윤 후보 지지자들은 정권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민들은 대선주자들의 지역 공약 내용 자체를 잘 모를뿐더러 이번 선거는 시장이 아닌 대통령을 뽑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역색에 맞는 공약을 내놓는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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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추진력 믿는다는 경기도 = 경기도에서는 이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분위기였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등을 지낸 경험을 갖고 있어 실력에 대해서 어느 정도 믿음이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화성에 사는 고 아무개씨(41)는 "(이 후보가) 정책을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있어 인간적으로 믿음이 간다. 지금은 힘 있게 밀고 나갈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이 후보 유세장에 나온 그는 이 후보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주부 이종분씨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일을 잘했기 때문에 제대로 할 것 같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대항마인 윤 후보가 국정 경험이 없다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수원시에 사는 박병환씨(77)는 "윤 후보는 검찰밖에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광명시에 사는 이 아무개씨(60)는 "윤 후보의 선대위를 보면 검찰을 장악하려 하려는 것 같다"며 "민주주의를 그 사람들에게 넘겨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안양에 거주하는 박 아무개씨(52)는 "윤 후보도 노력은 했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나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하나에만 충실했던 사람이 대한민국을 이끈다는 게 현실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바닥 민심은 여론조사와 다르다. 주변에서는 이 후보가 이길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윤 후보에 뒤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주위 민심은 반반 정도"라면서 "윤 후보쪽은 강성이 많은 데 반해 이 후보 쪽은 조용히 있는 경우가 많아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앞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샤이 이재명’이 있다는 얘기였다. 경기도 광명에 사는 박 아무개씨는 "이 후보가 민생을 살릴 실력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 선거는 인기 투표가 아니잖냐"고 말했다.


◆ 정권교체론에서 강세 보인 서울 = 서울에서는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컸다. 정권교체에 기운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은 특히 부동산 문제에 분노했으며 민주당 주도로 최근 소상공인 1인당 300만원의 방역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처리가 진행되는 것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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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화곡남부시장에서 인삼 도매상점을 운영하는 김 아무개씨(68세)는 "굳이 고르자면 민주당이 싫고 그동안 실정을 많이 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조금 마음이 간다"며 "근본적으로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특별한 악재가 없고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국민의힘이 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양천구에 사는 허 아무개씨(26)도 "차라리 윤석열이 낫다. 집값이 몇 년 새 급등하고 부동산 정책을 거의 30번 했는데도 집값이 오르면 올랐지, 내리지를 않고 있다"라며 "정부는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문 정부 취임 이전의 집값으로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런 의미에서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서구 일대에서 자영업을 하는 정 아무개모씨(66)는 "겨우 300만원 주는 것으로 피부에 와닿지도 않고, 새벽 2시에 도둑질하듯 자기들끼리 처리한 것도 무리라는 생각"이라며 "그걸 협의해서 해야지, 그 자체가 문제고 실망을 더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공약 표심에 큰 영향 미치지 못해 = 수도권 지역 유권자들은 대선후보들이 내놓는 지역공약에 대한 민감도가 낮았다. 지역 공약이 표심에 영향을 미치겠느냐는 질문에 유권자들은 지역공약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른다고 답했다. 경기 안양시에 거주하는 회사원 박 아무개씨(52)는 "일부 유권자는 지역 공약에 선택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지역에 맞는 정책일 때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아무개씨(52) 또한 "(지역 공약 영향이) 어느 정도는 있겠지만 대선은 지방선거가 아니다. 전체적인 나라를 경영할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 공약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송 아무개씨(50)는 "대선 후보가 지역이 발전할 수 있게 약속하는 것은 좋지만, 가장이 아무리 살림을 잘해도 자식들이 함께 잘해야 하는 것처럼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기대가 크지 않다"며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네거티브 대선에 대한 우려도 커 = 경기 수원의 택시기사 이상수씨(70)는 "지금 후보 중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며 "원래 보수 성향이라 그쪽(국민의힘) 지지했는데 지금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 이번 대선에서는 기권할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의 안양 유세 현장에 지인을 따라왔다는 한 20대 남성은 "정치에 별 관심이 없어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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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역에서 만난 양천구 시민 이 아무개씨(35)는 "솔직히 민주당, 국민의힘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번처럼 네거티브가 심하고 시끄러웠던 대선이 있었나 싶다"라며 "다 떠나서 서로에 대한 비방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한 집에서도 서로 비방하면 그 집안 꼴이 뭐가 되겠나"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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