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집회, 대선때까지 계속 될까
선거법상 막을 방법 없어
방역 관련 역차별 논란도
민주노총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파업 50일째인 15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뒤에는 진보당 김재연 대선후보의 유세차량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 본부가 일주일 넘게 본사 점거 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선거 유세차량을 동원한 집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방역수칙 때문에 299명까지 모일 수 있는 것과 달리 유세차량을 동원하면 인원 무제한의 집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민들도 방역 위해 권리 제한 받고 있는 상황에서 '꼼수 집회'라는 비판과 함께 택배노조는 오는 21일 다른 택배사 노조원들까지 합세한 대규모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19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택배노조가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김재연 진보당 대통령선거 후보의 선거 출정식이 열렸다. 택배노조는 지난해 12월28일 파업을 시작한 파업을 시작한 이후 이달 10일엔 본사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16일에는 본사 앞에서 전날에 이어 사회적 합의 이행과 파업사태의 해결을 촉구하는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문제는 택배노조의 집회가 대선 선거운동와 결합해 방역치침을 교묘하게 회피했다는 것이다. 이날 집회는 김 후보의 선거 유세 형식으로 진행돼 방역지침에 정해진 집회·시위 제한 인원(299명)을 넘겨 조합원 700여 명이 참여할 수 있었다. 방역지침을 보면 선거 유세 참여 인원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선거 유세 차량 1대를 택배노조 집회에 지원했고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택배노조원은 ‘선거사무원’이라 적힌 표찰을 목에 걸고 집회에 참여했다.
택배노조는 이날부터 본사 앞에서 ‘무기한 상경 투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참여 인원을 수천명까지 늘린다는 입장이지만 이 경우에도 선거 유세차 한대만 있다면 집회가 가능한 상황이다.
‘꼼수 집회’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이를 막을 방법은 마땅치 않다. 실제 이날 집회와 관련 경찰이 출동해 해산을 권고했지만, 선거 유세라는 노조의 주장에 해산 시키지 못하고 도리어 경찰 병력 일부가 철수하기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유세차량을 통한 선거 운동은 후보가 없어도 선거운동원의 연설이 가능하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선거운동원은 누구나 연단에서 연설할 수 있다"고 전했다.
택배노조는 오는 21일 CJ대한통운 외에도 우정사업본부와 롯데택배,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의 노조원이 참여하는 전국택배노동자대회를 개최해 투쟁 수위를 높일 것을 예고했다. 대선 선거운동이 투표 전날인 다음달 8일까지, 시간으로 보면 아침 6시부터 저녁 11시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선 투표일 전날까지 인원수 무제한의 집회가 매일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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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꼼수 집회’에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 목소리도 높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본사 점거가 불법 쟁의로 규정하는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고용주가 현재 점거된 CJ대한통운 본사인지 아니면 대리점인지를 놓고 고용부와 중앙노동위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경찰은 이번 점거가 불법쟁의로 규정되야 개입할 수 있다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대선과 맞물려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정치권도 대선 표를 의식해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더욱 답답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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