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중국 ‘공동부유’ 정책 전환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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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부터 중국 시진핑 정부가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을 내걸고 있다. 글로벌 IT대표기업으로 잘 나가던 알리바바, 텐센트그룹을 압박하고, 중국 부동산업계 2위인 헝다그룹의 디폴트, 사설학원의 비영리화, 대기업들이 부의 재분배를 위해 거액의 기부금들을 내놓는다. 지난해 말까지 대출 규제강화로 384개 부동산 개발기업이 파산했고 18만개의 사설학원들이 비영리법인으로 전환했다.


코로나 때문에 가뜩이나 경기회복이 중요한 시점에 왜 이런 정책이 나오고 있는 걸까. 중국 국민의 소득 격차 등에 대한 심리적 허용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각국 국민들의 사회·문화적, 정치적 가치관 등을 조사하는 ‘세계 가치관 조사(WVS) 프로젝트’의 결과다.

예컨대 소득 격차의 경우 ‘소득은 보다 평등해야 한다’를 1점, ‘소득은 개인 노력에 대한 인센티브다’를 10점으로 하는 등의 문항을 주고 국민 개개인이 선택하게 한 뒤 이들의 평균값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평균값이 높으면 소득 격차를 용인하고 낮으면 그만큼 용인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허용치는 1990년대만 해도 7.5~8.0 수준이었지만 지난 3년간 크게 하락해 5.53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 우리나라는 6.66, 일본은 5.36으로 공산사회주의 국가로 전 국민이 잘 사는 샤오캉 사회를 목표로 한 중국에게는 심각한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 내 사회 전문가들은 네 가지 요인을 꼽는다. 첫째, 소득 격차와 자산 격차가 줄지 않아 격차 해소에 대한 좌절감이 커졌다. 2020년 기준 중국 도시 평균의 1인당 소득은 우리 돈으로 747만원인 반면 농촌은 291만원으로 도시의 39%에 불과하다. 도시 소득을 5계층으로 분류할때 최상위 소득이 최하위 소득보다 1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격차는 더 크다. 정치·경제의 중심지인 베이징의 세대당 자산소득은 15.2억원인 반면, 가장 낙후된 신장 지역 도시의 자산소득은 2.2억원으로 베이징의 14%다.


둘째, 취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 층이 과잉경쟁 등 생활환경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중국 도시 평균 16~24세의 실업률은 15.4%, 20~24세는 20% 전후에 달한다. 996으로 대변되는 ‘장시간 노동’도 문제다. 아침 9시부터 밤 9시, 주 6일 근무제에 젊은 층의 심리적 반발이 누적되고 있다.


셋째, 집 장만에 대한 좌절감이다. 베이징, 선전의 PIR(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28~30배 수준으로 뉴욕의 7배, 서울의 15배보다 이례적으로 높다. 주택가격 급등은 미혼율과 저출산을 가속화하고 있기도 하다.


눈 여겨 볼 요인은 소셜네트워크(SNS) 등 메신저의 발달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 결과다. SNS 발달 이전 농민공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하면 이들의 비교 대상은 동일 도시 내의 농민공, 동일 도시에 호적을 가진 시민 아니면 고향 농촌 친지였으나, SNS 사용이 일반화된 후론 비교 대상이 확대되면서 불안, 고독, 열등감이 높아졌다. 이러한 각종 격차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해소하려는 것이 ‘공동부유’ 정책전환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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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정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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