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료 인하 결정, 보험료 인하폭 두고 논란

손보사, 4.2조 벌고도 車보험료 인하는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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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 1.2% 인하를 결정했다.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보험료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권고한 2%대의 인하보다는 폭이 작아 인하하는 시늉만 냈다는 비판도 나온다.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데다 올해도 자동차보험 흑자가 지속되고 실손보험료 인상 등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자동차 보험료 인하 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차 보험료 속속 인하 전망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오는 4월 중 자동차보험료를 1.2% 내리기로 했다. 개인 평균 자동차보험료가 60만~70만원인 것을 고려할 때 가입자 1인당 보험료는 평균 8000~9000원 정도 낮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보험료 조정은 2020년 1월 3%대 인상 후 2년 만이다. 인하만 놓고 보면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교통량과 사고 건수가 줄면서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을 의미하는 손해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1%을 기록했고 현대해상은 81.2%, DB손해보험 79.6%, KB손보 81.5% 등 양호한 수치가 나왔다.

보험업계에서는 사업비 등을 고려할 때 손해율 80%대 초반이면 자동차보험이 흑자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이에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이 지난해 전체 2800억원 내외의 흑자를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차량 운행량이 줄고 사고가 감소함에 따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를 고객과 나누고자 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 및 정비요금 등 보험원가 상승 요인이 지속됨에 따라 그동안 보험료 조정에 신중했으나 대다수 국민의 고통이 가중하는 상황을 고려해 코로나로 인한 손해율 개선 부분을 보험료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기로 결정하면서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비슷한 수준의 인하를 고려 중에 있다. 다른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삼성화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1조원대 이익 내고도 차보험료는 찔끔 인하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했지만 인하폭이 너무 작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초 금융당국은 지난해 자동차보험이 대규모 흑자를 내자 손해보험사들에 2%대의 인하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보험은 차량 소유주는 무조건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정책을 결정하는 금융당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자동차보험뿐 아니라 일반보험 실적도 개선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4.5% 급증한 1조5090억원에 달했다. DB손해보험도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8% 늘어난 1조1097억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손해보험사 잠정 순이익은 4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력에는 이 같은 역대급 실적도 배경으로 깔려있다.


금융당국의 권고에도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이동량이 줄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흑자였을 뿐 큰 폭의 보험료 인하는 어렵다고 반발하며 기대치를 밑도는 인하폭을 결정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료 인하폭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보험료 인상이나 인하 여부는 시장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 원칙이라서 이를 직접적으로 규제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단체에서도 자동차보험료 인하폭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손의료보험은 적자가 심하다고 매년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고 있는데 자동차보험은 흑자를 냈으니 그에 맞게 보험료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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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1%대 초반의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대규모 흑자를 고려할 때 보험사들이 인하폭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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