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팀빌딩 플랫폼 '비긴메이트' 정윤섭 대표

"내가 겪은 고충을 사업으로"
한해 약 3000건 팀빌딩 성과
지원사업 큐레이션 서비스도

정윤섭 비긴메이트 대표.

정윤섭 비긴메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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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저는 기술로 세상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개발자입니다.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를 찾습니다."


스타트업 팀빌딩 플랫폼 비긴메이트에 올라온 한 개발자의 소개글이다. 이 플랫폼에 게재된 구인·구직 글들을 보면 일반 대·중소기업 위주 채용사이트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경력·자격·처우 중심의 건조한 정보만 기입하기 보다는 자신의 철학이나 가치관을 전면에 내세운다. '사람이 전부'라고 말하는 스타트업 업계의 특성이 잘 묻어난다.

정윤섭 비긴메이트 대표(32·사진)는 "수차례 창업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함께하는 동료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다"면서 "내가 겪은 고충을 사업으로 연결시킨 게 비긴메이트"라고 말했다. 신소재공학과 벤처비즈니스학과를 전공한 정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제조업과 IT 분야의 창업에 도전했다. 제조업은 전문성이 있어 스스로 제품을 개발하고 회사 운영이 가능했다. 하지만 IT나 디자인 분야는 인맥도 좁고 업계 지식도 부족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정 대표는 예비창업자나 초기 스타트업 간 인력 교류 커뮤니티의 필요성을 느끼고 2016년 비긴메이트를 설립했다.


비긴메이트 팀빌딩 페이지 이미지.

비긴메이트 팀빌딩 페이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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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메이트에서 사람을 찾는 데 있어 지위고하를 가리는 일은 없다. "수십년 간 개발자로만 살아온 탓에 경영마인드가 없으니 우리 회사의 대표가 돼 줄 사람을 찾는다", "1억원짜리 정부지원사업에 합격했는데 함께 할 공동창업자를 찾는다"는 식이다.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 인력을 채용한다는 의미보다는 록밴드 멤버를 찾는 것과 같은 분위기다. 정 대표는 "창업 초기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면서 "대기업 위주의 국내 채용시장에서는 다소 생소해 보일 수 있으나 팀빌딩이 활성화 된 실리콘밸리에서는 흔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현재 비긴메이트에 프로필을 등록한 사용자는 약 3만명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비긴메이트를 통해 약 3000건의 스타트업 팀빌딩이 이뤄졌다. 업종별로 바이오·헬스케어, 모바일 서비스, 컨슈머테크 등의 순으로 팀빌딩 건수가 많았다. 직군 중에서는 최근 몸값이 급상승 중인 개발자가 4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뒤이어 기획자(24%)와 디자이너(19%)도 수요가 많았다. 정 대표는 "코로나19 영향과 산업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으로 IT 개발자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고있다"면서 "기존 오프라인 경로를 통해 성사되던 공동창업자나 C레벨급 인력의 영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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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초기 비긴메이트로 팀빌딩을 진행한 A스타트업은 지난해 국내 한 대기업과 유명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아 15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B스타트업도 비긴메이트에서 공동창업자를 구해 글로벌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창업 초기 우리 플랫폼을 통해 팀을 찾고 성공한 사례를 보면 업에 대한 보람을 크게 느낀다"면서 "해당 기업 대표들이 우리가 개설한 강의 멘토로도 참여하는 등 교류도 활발히 하고있다"고 전했다.


비긴메이트는 동료찾기 외에 '지원사업 큐레이션 서비스'도 제공한다. 2020년 기준으로 전국 1048개 민·관 기관에서 공고한 벤처·스타트업 관련 지원사업은 1만2000여개에 달한다. 사용자가 비긴메이트에 지원분야·지역·사업명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비긴메이트가 특허를 보유한 알고리즘으로 가장 성공률이 높은 사업을 연결해준다. 정 대표는 그동안 수십건의 지원사업을 직접 따냈고 민·관 기관 의뢰로 창업 멘토 역할도 하고있다. 투자조합을 통해 중고나라·리디북스·두나무 등에 투자한 이력도 있다. 정 대표는 "창업자 입장과 정부 입장, 투자자 입장을 모두 경험한 덕에 지원사업을 효과적으로 따내는 방법을 잘 안다"면서 "가끔 무료 강의를 개설하면 단기간에 지원자 수백명이 몰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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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앞으로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을 사고파는 '소셜 비즈니스 매칭 플랫폼'을 론칭할 계획이다. 2024년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2025년에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게 목표다. 정 대표는 "비긴메이트 내에서 스타트업에 특화된 소형 인수합병(M&A) 시장을 여는 게 다음 목표"라며 "현재 개발이 70% 정도 완료된 상태이며 상반기 내 후속 투자 유치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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