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품은 백화점 "예술을 판다"
'아트 테크' 선점 차별화 전략
정물화부터 팝아트까지
상설전시·미술품 판매 발 넓혀
단순 쇼핑 공간 넘어 문화 리드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백화점이 ‘아트테크’ 바람에 힘입어 올해 예술작품 전시·판매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백화점 차원에서 갤러리를 선보이는 것을 넘어 유명 갤러리와 손잡고 인기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등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이 다음 달 2일까지 본점 신관 6층 남성패션 전문관에서 선보이는 ‘장 디자인 아트’ 행사는 주말 기준 20팀 이상이 작품 설명과 일대일 상담을 요청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3000만원을 호가하는 다니엘 야삼 작가의 ‘블랙 브로큰미러’ 역시 구매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예약 방문객의 90% 이상은 이미 작가와 작품을 알고 오신 고객, 미술품 소장에 적극적으로 관심이 있는 고객이고, 구매까지 연결되는 고객은 3040세대로 젊은 편"이라며 "전문 도슨트가 상주하며 하루 세 번 고객과 일대일 맞춤형 아트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술 작품 구매뿐만 아니라 공간에 어울리는 조명 등을 컨설턴트와 고르고, 설치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신세계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을 필두로 아트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옥션에 280억원을 투자해 지분 4.82%를 인수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에선 6억원짜리 단색화가 판매됐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6월 말 프리미엄 아트 판매전 ‘아트 롯데’를 시작으로 미술작품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8월에는 롯데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유명 작가의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롯데 갤러리관’을 오픈하기도 했다. 이어 9월에는 조직에 ‘아트비즈니스실’을 신설,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미술품 판매 매출은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신장률은 3분기 대비 3배 이상 신장하며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홈페이지에서 ‘예술품·수집품·명화’ 카테고리를 두고 50만원~최대 1000만원대 그림을 판매하고 있다. 정물화부터 낸시랭 팝아트까지 다양하다. 더현대 서울 6층 복합문화공간 ‘알트원(ALT.1)’에서 열리는 전시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개관전으로 선보인 ‘비욘더로드’ 전시는 일 평균 1000명 이상이 관람해 2개월가량 전시를 연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백화점의 이 같은 ‘미술 주력’ 현상에 대해 "소비자들이 백화점을 이제 단순한 쇼핑공간이 아니라 문화를 리드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백화점도 미술에 주력하는 것"이라며 "예술품시장이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으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백화점이 아트 마케팅을 통해 이를 선점,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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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 미술작품을 배치하고 갤러리를 두는 전략은 해외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고급화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사진을 찍어 올리는 2030까지 유인할 수 있어서다. 일본 명품거리 긴자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긴자식스의 경우 개점 당시 일본 유명 작가 쿠사마 야요이 작품을 배치해 2030에게 인기를 끌었다. 미술관을 만들고 홈페이지에 ‘아트’ 카테고리를 두어 상설 전시와 미술품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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