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위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피겨 스케이팅 특급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핑 위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피겨 스케이팅 특급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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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6)의 도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가운데 올림픽 이면의 아동 학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발리예바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 경기에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25일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 당시 수집한 샘플로부터 불법 약물인 트리메타지딘(TMZ)이 검출되며 도핑 논란에 휩싸였다. TMZ는 협심증 및 기타 심장 관련 질환의 치료제로,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흥분제로 사용될 수 있어 지난 2014년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도핑 금지 약물로 지정됐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정부 차원에서 주도한 도핑 스캔들이 적발되며 세계적인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러시아에 대한 국가 단위의 제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잠시 풀렸으나, 2019년에 재차 도핑 샘플 데이터 조작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2020 도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이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까지도 자국 명을 쓸 수 없는 상태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그를 둘러싼 환경에 이목이 쏠렸다. 발리예바가 16세라는 이른 나이에서부터 약물에 노출된 데에는 코치와 의료진의 책임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부 선수들은 발리예바의 도핑에 조직적인 시스템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동메달리스트인 애덤 리펀은 "그를 끔찍한 상황에 놓이도록 한 어른들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발리예바는 아테리 투트베리제의 제자로 알려지면서 동정을 사기도 했다. 투트베리제 감독은 선수들이 성과를 낼 때까지 혹독하게 훈련시키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다른 감독들로부터 "아이들을 일회용 컵처럼 쓰고 버린다"는 평을 받을 정도다. 일각에서는 피겨계 전체가 특히 아동 학대에 취약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핀란드의 전 피겨 선수이자 현재는 아동 인권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키이라 코르피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병든 피겨 문화 그 자체가 문제"라며 훈련 환경의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 6일 오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예선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오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예선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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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림픽과 관련된 아동 학대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당시에는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여자 다이빙 선수 취안훙찬(14)을 두고 아동 학대 파문이 일어난 바 있다. 당시 취안훙찬은 한 중국 기자의 "성격이 어떤 것 같냐"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을 지어, 훈련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중국의 유명 과학저술가이자 인플루언서인 팡저우쯔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취안훙찬의 인터뷰 영상을 올리며 "14살이 일상적인 질문을 해도 이해를 하지 못하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는 "(취안훙찬은) 기초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고 어머니의 치료를 위해 돈을 번 것 아니냐"며 "취안훙찬은 메달을 따며 주목을 받아 사생활이 알려졌지만 챔피언이 되지 못한 아동 노동자들은 얼마나 많겠냐"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중국은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여러 서구 언론들로부터 스포츠 선수 육성 과정에서 아동 학대를 빈번하게 저질러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재능 있는 5~6세의 어린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와 떨어져 합숙 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선별된 40만여명의 선수들은 중국 전역에 있는 3000개 이상의 종목별 체육학교에서 엄격한 훈련을 받아 국가대표로 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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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아동 학대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 십여 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어린 운동 선수들은 여전히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이에 도핑에 대한 경각심 증진 및 훈련 환경의 변화, 체육계 전반의 시스템 개선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날이 커지는 실정이다.


권서영 기자 kwon19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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