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과학기술 정치적 중립 보장… 신산업 규제는 과감히 철폐해야"(종합)
국가 장기 연구사업 등 5대 과학공약 발표
소재·부품·장비 등 분야별 우선 지원 강조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권현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첫 과학 공약을 발표하며 차기 정부에서 국책 연구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전문성에 대한 기준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탈원전 추진과정이 과학이 아닌 정치적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고 보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와 함께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 전략 로드맵 수립 위원회를 신설하고 과학기술 ‘장기 연구사업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윤 후보는 8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 토론회에서 "현 정권은 정치를 과학기술의 영역까지 끌어들였다"며 "정치적 판단으로 졸속 추진한 탈원전 정책이 그 대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에 따라 과학기술 정책이 바뀌는 혼란을 막기 위해 ‘국가 장기 연구사업 제도’를 도입하겠다면서 이같이 언급한 것이다. 윤 후보는 선정된 연구에 대해 정권이 바뀌어도 꾸준히 연구비를 지원하고 국책 연구기관의 정치적 중립도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이를 포함해 "대한민국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내는 '과학기술 선도국가'로 도약시키겠다"며 5가지 정책을 제시했다. 윤 후보가 각 지역 공약 외에 ‘과학 공약’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약에 따르면 윤 후보는 대통령 직속 민·관 합동 과학기술위원회를 만든다. 연구자, 개발자, 기업현장 전문가, 과학기술 행정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과학기술 전략 로드맵과 정부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윤 후보는 ‘국정운영 계획’을 발표하며 ‘분야별 민·관 합동위원회’를 언급하고 "대통령은 그 중심에 있을 것"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창의적인 연구, 현안 중심의 연구에 우선 지원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감사를 편리하게 진행하는데 중점을 둔 관리 방식이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과제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기 일쑤"라며 "모험과 실패를 용인하고 도전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연구관리 시스템을 개편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분야별로는 감염병·미세먼지·탄소중립·저출산·고령화 등 국가적 난제와 소재·부품·장비경쟁력 등 현안 문제 해결에 연구개발비를 우선 투입하겠다고 했다.
자율적인 연구 환경 조성도 약속했다. 그는 "정부가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제 기준의 평가검증 시스템을 도입해 평가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립하겠다"고 했다. 청년 과학인을 육성하기 위한 시스템 설계도 약속했다. 기술 분야별로 대학과 기업을 연계하는 전문 교육 과정을 개설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청년, 신진 연구자들이 중견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국제연수·국책연구사업 확대 등 경력주기별 맞춤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이어 윤 후보는 패널들과의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 중 '반도체 소재·부품·장비경쟁력과 관련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위한 해외 대기업과의 상생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우리나라 기초과학이 발전하기 위해 어떻게 지원할 건가'라는 한 패널의 질문에 윤 후보는 "1등을 하기 위해선 응용기술만으로는 부족하고 대대적인 투자와 제조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브라질 축구 잘한다고 하는데 국가대표만 있는 게 아니라 수백배에 달하는 선수층이 있다고 한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런 생태계를 이뤄서 기초분야부터 상용화 응용기술까지 생태계를 이뤄가며 발전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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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업 육성과 기존 산업과의 이해관계 충돌이 빈번한 상황에서 국가가 갈등 조정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나'는 질문이 나오자, 윤 후보는 "가급적 신산업에 대한 규제는 과감하게 철폐하고 적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며 "사회가 얻을 수 있는 게 훨씬 많고 그 과정에서 기존 산업 규제가 함께 같이 풀어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또 "기존 산업 규제를 풀면 신산업이 발전을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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