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경찰의 미국 대사관 앞 1인시위 제한, 표현의 자유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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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주한 미국대사관 앞 1인시위를 제한한 경찰의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10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민변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소속 변호사들은 2016년 2월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같은 달 29일까지 매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반대 1인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직후 민변 변호사들은 미국대사관 앞으로 이동하려 했으나 경찰이 길을 막아섰다. 결국 시위는 20m가량 떨어진 인도에서 진행됐다.

경찰은 미국대사관 앞 1인시위 제한이 외국 공관 보호 의무를 정한 비엔나협약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엔나협약 제22조 2호는 '접수국은 어떤 침입이나 손해에 대하여도 공관 지역을 보호하며 공관의 안녕을 교란하거나 품위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할 특별한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1심과 2심은 "원고들은 경찰 공무원들의 위법한 직무 집행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인정된다"며 민변 변호사들의 손을 들었다.


다만 당시 경찰의 제지 경위와 결국 대사관 부근에서 1인시위를 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변호사들이 청구한 금액의 10분의 1인 총 200만원(1인당 20만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정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 등 문제가 없다고 보고 선고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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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은 이날 논평에서 "주한 미국대사관 앞 1인시위 제한이 대법원에서 불법 행위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민주적 정치 질서를 생성·유지해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필수 불가결한 기본권으로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제한될 수 있음을 재차 확인한 판결로 적극 환영한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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