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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판 넷플릭스' 승부수...MS, 메타버스 제국 거머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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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게임사 손잡는 빅테크...메타버스 큰 그림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지난 18일 오전 8시(미국 동부 표준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언론과 투자자를 대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MS와 북미 최대 게임 개발사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세기의 인수합병(M&A)이 세상에 알려졌다. 인수가는 687억달러(약 82조원). 전일 종가 대비 45%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글로벌 IT 업계 최대 규모다. 거래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유럽 규제당국의 검토와 주주 승인이 완료되는 내년 6월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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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도스(DOS)로 개인용 컴퓨터(PC) 시대를 연 MS는 윈도 운영체제, 사무용 프로그램, 웹브라우저, 클라우드 등 진출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 영역에 손을 대며 전 세계 PC시장을 지배해왔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과 모바일 기기의 부상 등 패러다임의 변화로 주력 사업에서 고전하기 시작했고 이후 수익다변화를 위해 2001년 ‘엑스박스’ 콘솔 게임을 출시하며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사업 영토를 넓혔다. PC 시대 절대강자이자 ‘갑 중의 갑’이였던 MS지만 엔테테인먼트 분야에서는 만년 2~3위로 지지부진하면서 20년 방황이 이어졌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블록버스터급 온라인 게임과 함께 ‘캔디크러쉬’ 시리즈로 유명한 모바일 게임사 킹닷컴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 비방디게임스와의 합병을 통해 탄생한 이 회사는 시가총액과 매출액, 개발과 퍼블리싱 등 모든 면에서 북미 지역에서 부동의 1위 게임 개발사로 안착했다. 현재 전 세계 190개국에서 매달 약 4억명이 액티비전블리자드의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번 인수로 MS는 중국 텐센트와 일본 소니에 이어 세계 3위 게임사에 오른다. 외형만 커진 것이 아니다. MS는 이번 인수를 통해 게임 유통의 패러다임을 뒤바꾸겠다는 새로운 승부수를 띄웠다. 자사의 게임 구독형 서비스 ‘게임패스’에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 PC 온라인게임 3대장을 비롯한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인기 게임들을 대거 출시해 ‘게임판 넷플릭스’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MS는 이미 2014년 ‘마인크래프트’ 개발사인 모장을, 2020년 ‘엘더스크롤’ 등을 보유한 제니맥스미디어를 사들이며 게임 콘텐츠를 확보해왔다.


현재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큰 격차를 보이며 뒤지고 있는 엑스박스가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면 단숨에 게임 시장 판도가 뒤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도 반응했다. 이번 인수 발표 이후 소니 주가는 2008년 이후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MS와 액티비전블리자드의 결합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점유율을 10~15% 끌어올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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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와 게임업계 1위의 만남에는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대응이라는 큰 그림도 자리한다. 게임 구독형 서비스로 입지를 다진 뒤 메타버스라는 흐름 속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시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는 모바일, PC, 콘솔, 클라우드 전반에 걸친 MS 게임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메타버스를 위한 빌딩 블록을 제공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게임 화면과 유사한 메타버스 플랫폼은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확장성을 무한히 키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액티비전블리자드는 막강한 콘텐츠와 가상공간에 사용자를 모으기 위한 커뮤니티를 갖췄다. MS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이용자 수는 30억명(2020년 말 기준)에 달하는 등 게임 시장 전망도 무궁무진하다. 블룸버그통신은 "게임은 메타버스에서 막대한 돈을 버는 최초의 산업이 될 것"이라며 "MS는 이번 인수로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를 그대로 끌어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게임사들의 최대 자산 중 하나인 ‘그래픽 퀄리티’가 메타버스 개발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MS와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메타버스 후발주자인 메타(전 페이스북)도 액티비전블리자드에 인수를 타진했다는 후문이다. 에픽게임스가 게임과 메타버스를 접목한 게임 개발에 나서는 등 그래픽 퀄리티에서 개발 우위를 갖는 게임 개발사들의 메타버스 사업 진출도 같은 맥락이다.


(사진출처: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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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이미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전장이 됐다. 애플, 구글 등 빅테크들은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도 메타버스 진출을 선언했고, 지난해 메타버스를 ‘넥스트 프론티어(다음 개척지)’로 정하고 사명까지 바꾼 메타(옛 페이스북)도 가세했다.


메타는 2020년 첫 출시한 VR헤드셋 오큘러스의 후속작을 올해 안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MS는 메타버스 분야에서 이미 선두에 있다. MS는 수년 전 메타버스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VR·AR를 결합한 혼합현실(MR) 기기 홀로렌즈를 출시했고, 사무용 협업 툴에도 메타버스 기능을 도입했다.


다른 빅테크들과 마찬가지로 MS는 코로나19 특수로 지난 2년간 외형이 급성장했다. 하지만 디지털 패러다임 변화와 규제 압박으로 신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무인 자동차에서 양자 컴퓨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빅테크들이 신사업 야망을 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MS를 비롯해 미국 5대 빅테크인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가 지난 한 해 신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약 2800억달러(약 335조원)로, 미 기업 전체 투자액의 9%를 차지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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