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 4일제, 임금 조정 없이는 어렵다"
대선후보들 관련 공약 발표
노동계는 도입 위해 공론화
전문사 "합의 없이는 어려워"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여야 대선후보들이 일주일에 4일만 일하는 ‘주 4일제 근무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 노동계가 먼저 도입하겠다며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주 4일제를 도입하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생기고,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면 임금 삭감 없이도 도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융권보다 더 많은 근무시간을 가진 업종에 대한 문제 해결이 우선이며, 임금 조정이 없이는 주 4일제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와 민주노총 산하 사무금융노조는 지난주 공동으로 국회에서 ‘주4일 노동과 금융노동자의 미래’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 4일제는 대선을 앞두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논의가 본격화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장기적인 국가 과제로 노동 시간 단축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지난해 말부터는 일부 은행 노조가 주 4일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집행부을 새로 구성하는 등 공론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노동계는 ▲은행권 주 4일근무 선도입 ▲5일 근무 중 근로자가 4일 자유 선택 ▲근로시간 단축시 임금 삭감 불가 등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회적인 합의가 먼저 이뤄지지 않는 다면 은행권 주 4일 근무제 도입이 어렵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먼저 가장 큰 산은 노동시간 문제다. 전문가들은 현재도 장기간 노동에 시달리는 직군이 많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좋은 은행계가 먼저 주 4일 근무를 도입하면 노동시간 양극화가 극심해 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장시간 노동에 대해 우리사회가 나아갈 측면을 제시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는 직업에 따라 노동시간 자체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의료·방송 등 지금도 장시간 근무가 이어지고 있는 직군의 근로시간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먼저 논의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주 4일제 도입과 동시에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는 안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방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 4일 근무를 통해 임금을 줄이고 그 차익을 통한 잡쉐어링이라면 찬성을 한다"며 "하지만 현재의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고 은행이 인원을 더 늘려 주4일 근무를 도입한다면 고임금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기업에는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의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은행권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세제혜택 등을 통한 정부의 인건비 지원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며 "은행이 정부에 그런 지원까지 바란다는 것은 타 업종과의 차별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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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의 편리성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원을 늘려 은행이 5영업일을 유지한다고 해도 필연적으로 직원들이 휴일로 선호하는 월요일이나 금요일 등에는 인력 부족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소비자와 대면 서비스가 없는 제조업 등은 주 4일 근무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금융권이 일방적으로 도입한다면 소비자의 불편을 가지고 올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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