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퇴직자 453만명
노동력 부족 현상 고착 속 고임금 찾아 이직 확대
혁신 창출 기폭제 될 수도

팬데믹이 만든 대이직 행렬...美 퇴직자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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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거주하는 이언 코엔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벌써 두 번이나 직장을 그만뒀다. 지난해 12월 1년간 근무했던 스타트업을 떠나 기술기업의 관리자로 다음 주 출근한다. 직장을 구하기는 쉬웠다. 그는 구인 사이트 링크트인에는 더 많은 임금과 복지 조건을 제시한 일자리 중 한 곳을 선택했다.


미국 근로자들의 ‘대퇴직(the Great Resignation)’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구직자에 비해 구인 건수가 많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더 많은 임금을 찾아 이직하는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퇴직 고착화하는 美= 미 노동부가 4일(현지시간)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퇴직자 수는 453만명이었다. 전월 436만명에 비해 퇴직자가 8.9%나 늘었다. 이는 9월 440만명을 넘어선 것이고 2000년 12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퇴직률도 3.0%로 기존 역대 최고 기록과 같았다.

미국 기업들의 11월 구인건수는 소폭 감소해 1060만명이었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구인건수는 6개월째 1000만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노동력 부족이 현상이 고착화하면서 근로자들이 나은 급여와 복리후생을 찾아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이 추정한 구인건수는 더 많다. 취업정보업체 인디드는 12월 기준 구인 건수가 1200만건에 달했다고 파악했다. 닉 벙커 인디드 이사는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던 저임금 근로자들이 적극적으로 이직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구인 사이트인 집리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이코노미스트는 근로자들이 직장을 떠나는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근로자들은 저임금이거나, 존중받지 못하거나, 유연하지 않은 직장에서 반대의 경우로 옮겨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 분야 근로자의 퇴직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11월 의료산업 분야 퇴직률은 3%에 달해 역대 최고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의료인들이 피로를 호소하며 직장을 떠나고 있다면서 의료 공백을 우려했다.


대니얼 자오 글래스도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고용주들의 수요는 여전히 극도로 높고, 인력 쟁탈 경쟁이 더 심해졌다"면서 "이는 더 많은 일자리와 높은 임금, 노동시장의 더 많은 혼돈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많은 임금을 찾아 이직하는 현상은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특히 임금 상승을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경영 상황에 부정적이다. 다이엔 스웡크 그랜트소턴 이코노미스트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직을 통해 임금이 올라도 근로자들의 불만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임금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치솟아 실질임금 상승률은 오히려 마이너스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6.8%에 달했다. NYT와 서베이몽키의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미국 성인의 21%만이 재정상황이 1년 전에 비해 나아졌다고 답했다.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불만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CNBC방송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전체 응답자 중 60%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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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동이 혁신 기폭제 될 수도"= 다른 한편에서는 이 같은 미국의 퇴직 행렬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날 미국의 대퇴직 행렬을 분석한 기사에서 "코로나가 촉발한 인재의 이동이 생산성 향상과 혁신 창출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기관을 은퇴한 사람들이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의 원동력이 됐던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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