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법 위반, 신상공개 대상 범죄 아냐

A씨에게 입양됐던 푸들. /사진=군산길고양이돌보미 공식 인스타그램

A씨에게 입양됐던 푸들. /사진=군산길고양이돌보미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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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푸들 19마리를 입양한 후 잔혹하게 학대·살해한 가해자의 엄벌 및 신상정보 공개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그러나 국민 여론과 달리 가해자의 신상공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푸들만 19마리 입양, 온갖 고문으로 잔혹 학대 후 죽이고 불법 매립한 범죄자의 처벌을 촉구하며 신상공개 동의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9일 오후 5시 기준 20만2927명이 동의한 상태다.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A씨(41)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푸들 등 강아지 19마리를 입양하고 이들을 잔혹하게 고문한 뒤 살해, 사체를 아파트 화단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입양한 강아지를 물속에 담가 숨을 못 쉬게 하거나 불에 닿게 하는 방법으로 화상을 입히는 등의 방법으로 고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숨진 강아지를 부검한 결과 몸 곳곳에 화상 흔적이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공공기관에 재직한 A씨는 견주들에게 자신의 신분증과 사택 사진을 보여주며 안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입양을 보낸 견주가 강아지의 안부를 물으면 "산책하던 중 목줄을 풀고 사라졌다"는 식으로 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입양을 보낸 한 견주가 "입양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SNS에 올리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관련 소식을 접한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단체는 A씨의 집을 직접 찾아갔고, 집 안에 강아지 케이지와 용품들이 한가득 있었으나 강아지가 단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기고, 오랜 설득 끝에 A씨로부터 범행을 자백 받았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로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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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A씨는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을 주장하지만, 학대 수법은 이제까지의 동물 학대와는 다른 정교함과 치밀함, 대담함 등 복합적인 성향을 보인다"며 "피해자들이 (범행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A씨는 계속 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있을 것"이라며 신상 공개를 촉구했다.


그러나 A씨에 대한 신상공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 신상 공개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따라 결정된다. 이번 사건의 경우 성범죄가 아니기에 특강법으로 따져본다고 하더라도 법률상 '동물보호법 위반'은 관련 법에서 규정하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특정강력범죄법 제8조의2(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사건인 경우,범행에 대한 증거가 충분한 경우,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이나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등을 신상 공개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현행법상 신상공개 검토 대상이 아니다"면서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신속하게 수사해서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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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A씨는 해당 기관에서 보직 해임된 것으로 파악됐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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