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선 앞두고 또 '반값 통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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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대선을 앞두고 시민단체가 ‘반값 통신비’ 논란에 불을 붙였다. 기본료 폐지·반값 통신비 등이 오랜 기간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복돼 나온 선심성 공약이란 점에서 ‘소는 누가 키우나’는 우스갯소리가 떠오른다.


통신비 인하 당위성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논리는 과거 10년 전에 머물러있다. 참여연대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2012~2021년 이통 3사가 LTE 서비스로 벌어들인 초과수익이 18조60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기지국 투자비·망 투자비·인건비·마케팅비 등을 제외하고도 이만큼 남았으니 통신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초과수익 중 마케팅비를 줄여 반값 통신비를 실현하라며 여권과 정부에 직접 LTE 반값 통신비 정책을 추진해달라는 압박도 가했다. 시민단체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캠프 측에서 내세운 기본료 1만1000원 폐지 공약 때도 "마케팅비를 줄이면 통신비를 인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이 같은 주장이 산업에 대한 몰이해에 기인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멀티네트워크(3G·LTE·5G) 등으로 투자, 운용되는 방식이다. 이를 특정 망만 따로 떼서 "현재 초과이익을 내고 있다"는 주장을 펼칠 수 없다는 얘기다.


만약 통신사가 폭리만 추구하는 기업이었다면 5G 투자에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도 없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이통사들은 앞다퉈 5G 투자를 약속하고 이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5G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하기까지 선제적 투자도 단행했다.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한 통신 4사가 5G 기반 조기 구축을 위해 내년까지 3년간 유·무선 인프라 등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금액은 24조5000억~25조7000억원(잠정)에 이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 "5G를 넘어 5G+까지 주도하겠다"고 공표하며 민간 기업들에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도록 격려·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값 통신비를 실현하기 위해 이통사들이 마케팅비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시민단체 측 주장 역시 현실 눈높이와 맞지 않다. 마케팅비 대부분이 일반 가입자 유치비용과 가입자 지원 위한 장려금 명목으로 유통망에 지급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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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사기업의 기업 운영 논리를 정부 정책으로 규제하려 든다는 점이다. 기간 통신사업자는 민간기업으로 투자와 혁신, 정당한 이윤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산업 경쟁력의 원천인 통신 인프라를 담당하는 통신기업들을 민영화 전인 30~40년 전 과거로 되돌리려는 퇴행적인 주장 같다." 통신업계 관계자의 이 말을 곱씹어 볼 때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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